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의 56번째 생일날은 길고도 험했다. 1958년생인 그는 생일날 아침인 15일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 뒤 검찰 출석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집 앞에는 새벽부터 박 회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인터뷰를 하기 위한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10시 50분 박 회장이 서울 청담동 자택을 나서자, 일부 취재진은 박 회장의 차량을 뒤쫓았다. 일부 방송사는 박 회장의 차량과 '추격전'을 벌이며 마치 마라톤 경기를 중계하듯 박 회장이 이동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청와대‘정윤회 문건’유출 의혹과 관련, 박지만 EG 회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박 회장의 '1차 목적지'는 서울 논현동에 있는 EG 서울사무소였다. 박 회장은 청담동 자택을 나선 지 13분 만인 오전 11시 3분쯤 EG 서울사무소에 도착했다. EG 서울사무소는 박 회장 집에서 2.1㎞ 떨어져 있는 서울 도산공원 사거리의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다. 취재 경쟁으로 방송사 차량이 뒤엉키며 정작 박 회장이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은 포착하지 못했다.

박 회장은 EG 서울사무소에서 2시간 40분 동안 머물며 법무 법인 새빛의 조용호(47) 대표 변호사와 함께 검찰 조사에 대비해 최종 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오쯤에는 박 회장이 머물고 있던 EG 사옥으로 인근 패스트푸드 업체의 오토바이가 음식을 배달하기도 했다. EG 서울사무소 앞에도 방송사 취재진 10여명이 함박눈을 맞으며 박 회장을 촬영하기 위해 기다렸다.

오후 1시 50분 박 회장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사무실을 나와 최종 목적지인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 박 회장의 신형 제네시스 차량에는 조 변호사도 동승했다. EG 서울사무소에서 서울중앙지검 청사까지의 거리는 약 5.8㎞. 박 회장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할 때까지 방송사 차량은 박 회장의 차량을 앞뒤로 에워싸고, 카메라 기자들은 차량의 선루프 위로 몸을 뺀 채 박 회장의 이동 모습을 촬영했다.

오후 2시 27분쯤 회색 정장에 연회색 목도리와 검은색 점퍼를 걸친 박 회장이 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박 회장이 포토라인에 서자,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궂은 날씨로 어두컴컴했던 주변이 한동안 환해졌다. "심경 한 말씀 부탁드린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회장은 "들어가서 제가 알고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여기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윤회(59)씨와의 권력 암투설에 대한 질문에는 "검찰에서 얘기(하겠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청와대에서는 7인회를 문건 유출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세계일보로부터 문건을 받았느냐" 등의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거나 "들어가서 이야기하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 직원의 안내로 중앙지검 청사 안으로 들어가던 박 회장은 기자들이 뒤엉키자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왜들 그래요"라고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직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조사실로 향했던 정윤회씨와 달리 민원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특수2부가 있는 11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검찰은 자정 넘어서까지 박 회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