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8개 부문(시·시조·동시·단편소설·희곡·동화·문학평론·미술평론) 응모작이 작년에 비해 늘어났다. 지난해 2546명이 8380편을 투고한 것에 비해 올해 2857명이 8912편을 보내왔다. 응모작은 모든 부문에서 증가했다. 시는 지난해 5838편에서 올해 5883편, 소설은 532편에서 623편, 시조는 468편에서 672편, 동시는 1195편에서 1283편, 동화는 213편에서 283편, 희곡은 113편에서 180편, 문학평론은 5편에서 15편, 미술평론은 16편에서 18편으로 각각 많아졌다. 특히 시조가 작년에 비해 44%나 늘어 눈길을 끌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2월 첫째 금요일에 마감했지만, 응모작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신춘문예를 통한 등단 열망이 변함없고, 사회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연령층이 넓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조선일보 신춘문예가 예년과 달리 응모자 연령을 밝히지 않도록 한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중년을 넘긴 문학청년들 사이에선 "신춘문예 심사가 젊은 당선자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응모를 꺼린다는 독자 여론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이를 밝히지 않도록 한 것이 응모작 증가에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와 단편소설 예심을 보는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김민정·편혜영·정이현·김대산·문태준·박성원·김수이씨.

시조 응모작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시조 심사위원은 "인문학 강좌가 많아지면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신문 지면에서 시조를 해설과 함께 연재하면서 시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짧은 시를 선호하는 독자층이 늘어난 현상이기도 하다. 우리 몸에 밴 정서와 율격을 담은 시조를 쓰려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8개 부문 가운데 시와 단편소설은 예심을 끝냈다. 응모작 내용을 보면 젊은층부터 어르신까지 골고루 투고한 것으로 보인다. 심사위원들은 시와 소설의 공통점으로 "노년과 노화를 중심으로 삶의 의미를 다룬 작품이 많다"고 꼽았다. 시는 자신의 늙음에 대한 회한과 성찰을 노래하거나 요양원에 부모를 둔 심정을 밝힌 것이 눈에 많이 띄었다. 소설에서도 고령화 사회의 가족 서사를 담은 작품이 적지 않았다.

시는 '자연에 의탁해 순수·순결·평화·행복·희망을 노래하는 전통 서정시'가 대세를 이뤘다. 한 심사위원은 "옛것의 사라짐, 가족사와 가족애, 고향과 망향, 사계절과 자연에 관한 서정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요약했다. 그는 "주목할 것은 '바다'와 '나비'에 대한 시가 여럿 보였다는 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로 눈물과 울음의 '바다'를 노래했는데, 이는 세월호 비극에 대한 기억과 감정이 시적(詩的) 상상력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나비'는 자유로운 비행을 표현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예년에 비해 실험시가 줄었다고 평가했다. "요즘 시단(詩壇)의 유행을 따르는 시가 별로 보이지 않았고, 자기만의 언어를 찾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는 것이다. 응모자 중엔 한글을 막 배운 노년층, 수형자(受刑者), 종교인으로 짐작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단편소설에선 TV 드라마 '미생' 효과도 나타났다. 직장인의 삶을 다룬 응모작이 많았다. "직장 생활의 풍속도를 자세히 다루거나 중년 이후의 실직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았다"는 것. 일반 화이트칼라뿐 아니라 증권회사, 백화점 등등 다양한 직장 생활이 소재로 등장했다.

삶의 상실과 허무를 다룬 작품도 적지 않았다. "누군가가 현실에서 사라지거나 '구멍' 이미지를 적극적 소재로 사용하거나 존재 자체가 투명해지면서 사건이 발생하는 유(類)의 소설이 많았다"는 것이다. 섣부른 실험 소설보다는 전통 서사가 주류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예심 심사위원]

- 문학평론가 김수이, 시인 문태준·김민정
소설 - 문학평론가 김대산, 소설가 박상원·정이현·편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