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맞아 11~12일 이틀간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앞으로 다가올 25년을 내다보며 양측의 경제·안보·사회·문화적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아세안은 이미 한국의 제2 교역 대상(2013년 기준 1353억달러)이자 한국인의 제1 방문지(2013년 기준 약 462만명)일 정도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향후 발전 잠재력이 무한한 '미래 성장 동력원'이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글로벌 이슈에도 함께 대처하는 파트너로 관계를 격상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정치·안보 협력, 경제 협력, 사회·문화 협력을 3대 축으로 명실공히 신뢰와 행복의 동반자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겠다"고 했다.
◇2020년까지 교역량 2000억달러 목표
한국과 아세안은 2015년 말까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자유화 협상 등을 통해 교역 규모를 2020년 2000억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지난 24년 동안 16배나 증가한 양측 간 무역 규모를 대폭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세안으로부터 얻는 무역 흑자가 우리 전체 흑자의 60%에 이르는 만큼 향후 아세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했다. 특히 내년 말 아세안을 단일 경제권으로 묶는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하면 인구 6억4000만명, 국내총생산(GDP) 규모 3조달러의 거대 시장이 탄생한다. 이는 중국에 치우친 한국 교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사회·문화 협력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동남아 국민의 한국 입국 비자를 간소화하고 아세안의 차세대 여론 주도층을 많이 초대해 미래 리더 간 교류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2017년 부산에 건립될 예정인 '아세안 문화원'과 내년 광주에 개관하는 '아시아문화전당'은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아세안의 이공계 우수 인재를 연간 100명 초청해 미래 인재 양성을 지원하겠다"며 "또 현재 500만달러 수준인 한·아세안 협력 기금을 700만달러로 올려 아세안 공동체 건설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성장 모델은 아세안에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했다.
◇지역 넘어 글로벌 파트너로 성장
이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지역 내 이슈뿐 아니라 기후변화, 재난 대응 등 범세계적 이슈도 함께 논의됐다. 최근 국제 무대에서 위상과 영향력이 높아진 양측이 역내 협력 대상을 넘어 글로벌 파트너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박 대통령은 "기후변화나 재난 대응을 부담으로 생각하지 말고 신산업과 기술 발전의 기회로 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측이 제시한 신재생에너지와 전력저장장치(ESS)를 결합해 전력망 연결이 어려운 오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모델이나 농축산 부산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 등을 만들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판매하는 '친환경 에너지타운' 모델은 큰 호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