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뉴스1 DB)© News1 2014.12.10

"오너 일가가 비행기를 타는 걸 반가워 하는 분 계십니까? 저는 기장으로 오너 일가를 태우고 비행해봤습니다. 저는 그 비행에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습니다. 그래도 기장이 받는 스트레스는 객실승무원들이 받는 스트레스와는 비교가 안되겠지요"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의 한 조합원이 지난 9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조양호 회장, 조현아 부사장 등 오너 일가가 탑승했을 때 기장과 승무원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이와 같이 전했다.

이 조합원은 " 객실에 탑승한 오너 일가의 주 관심은 기장이 비행기를 어떻게 핸들링하는가와 방송을 얼마나 잘하느냐다"며 "오너 일가가 비행기를 타고 나면 그 비행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전화가 온다. 승객 탑승할 때 조종실에서 어떻게 하고 있었느냐, 방송할 때 혹시 이런 단어를 사용했느냐 등 난리가 난다"며 "사소한 거 하나 하나 그냥 넘기지 못하는 그런 모습 때문에 승무원들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그런 비행이 끝나고 나면 객실 사무장이 탈진으로 쓰러지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또 조합원은 "일부 지분을 갖고 마치 회사 전체가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하는 행위로 인해 오너 일가가 회사의 징계를 받는다거나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회사가 망하면 망했지 오너의 제왕적인 위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을'로서 바라는 건 자식 중에 성군이 태어나길 바라고 품성이 좋은 자식이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조합원은 대한항공이 지난 8일 공개한 사과문에 대해 "책임을 기장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안다. 슈퍼갑인 부사장이 지시한 것이지 기장이 결정한 게 아니다"며 "이런 식의 사과문은 국민을 향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일 뿐이다. 오히려 국민을 자극해서 역효과만 났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