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가 매일 바뀐다. 그것도 심야 라디오다. 매일 똑같이 나른한 목소리의 DJ가 졸음 쏟아지는 자장가류의 노래를 틀어주는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지난해 4월부터 방송 중인 SBS 파워FM '애프터클럽'(새벽 3~4시)은 7명의 가수가 매일 번갈아가며 DJ를 맡는다. 윤의준 PD는 "지상파이기도 하고, 다양한 색깔의 뮤지션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아 벌인 일종의 실험"이라고 말했다. 심야 새벽 시간대는 청취율 경쟁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실험에 있어선 최적의 무대인 셈. DJ소울스케이프, 김예림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낮 시간대엔 소개되기 쉽지 않은 음악과 사연을 자유롭게 선택해 들려준다. 윤 PD는 "청취자뿐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음악적·문화적 갈증을 풀어내는 소중한 통로"라고 말했다.
비(非)연예인 DJ도 활발하다. 지난 5월부터 방송 중인 CBS 음악 FM'레인보우 스트리트'(새벽 2~4시)가 그렇다. 일주일간 매일 7명의 PD가 번갈아가며 DJ를 맡는다. CBS라디오 김세광 부장은 "심야 라디오라고 해서 청취자들이 밤에만 듣는 건 아니다. 전문성 있는 콘텐츠만 갖췄다면 '인터넷 다시듣기'나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팬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고 말했다. 재즈·클래식·가요 등 음악프로 전문 PD들이 포진한 이 프로는 매일 '유튜브 선곡표'에 해당 노래를 링크해 SNS에 올리는 등 온라인 소통에 적극적이다.
아예 일반인 DJ로 일주일을 채우는 파격 실험도 진행된다. 지난달 첫선을 보인 MBC '심야 라디오 DJ를 부탁해'(새벽 3~4시)다. 경력·나이 불문, 누구나 DJ가 될 수 있다. 다섯 줄 정도의 간단한 자기소개만 이메일로 보내 사연이 통과되면 곧장 라디오 부스에 앉을 수 있다. 수능 갓 치른 여고생, 임신부, 신문기자 등 별의별 사람이 다 온다. 하정민 PD는 "유명인 위주의 진행에서 벗어나 일상인들의 일상생활 얘기를 통해 공감대를 쌓고자 한 시도"라고 했다. 48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병원 응급실 과장 등 40대 '라디오 키즈'들의 참여가 유독 활발하다. 하 PD는 "'4695님'처럼 휴대전화번호 뒷자리로만 호명되던 청취자가 직접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가장 라디오적인 라디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