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노숙인으로 간주, 약 40일 뒤에야 신원을 확인한 경찰관들이 경징계를 받았다.
7일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유 전 회장 변사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순천경찰서장에 대해 '견책' 처분하고 당시 순천경찰서 형사과장에 대해 감봉 처분하는 등 경찰관 10명에 대해 감봉·견책·불문경고의 징계를 내렸다.
이들이 받은 징계는 감봉(6명)·견책(3명)·불문경고(1명)로 경징계에 해당한다. 경찰관에 대한 징계로는 불문경고, 견책, 감봉, 정직, 강등, 해임, 파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직 이상이 중징계로 간주된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 대상자들에 대한 대면 조사와 유씨 시신 발견 장소에서 현장 확인을 통해 직무 태만을 확인했다"면서도 경징계 처분에 그친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순천경찰은 유 전 회장에 대한 검·경의 추적이 한창이던 지난 6월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한 매실밭에서 심하게 부패된 시신 1구를 발견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를 노숙인으로 간주, 39일 뒤인 7월 21일에야 이 시신의 신원을 확인했다.
당시 시신은 노숙인들이 입는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명품 점퍼를 입고 있었고, 유 전 회장이 쓴 책의 제목 '꿈 같은 사랑'이 새겨진 가방, 세모그룹이 생산·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스쿠알렌' 빈병이 함께 발견됐으나, 경찰은 유 전 회장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유 전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약 40일 간 유 전 회장을 찾기 위해 전국에서 대대적인 수색 작전이 진행된 바 있다.
경찰은 유 전 회장 시신 발견 당시 현장에 폴리스라인도 설치하지 않아 유 전 회장의 목뼈·머리카락 뭉치 등을 잃어버렸다가 뒤늦게 이를 알아차리고 부랴부랴 회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