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선수 출신 10대 절도범이 수갑을 풀고 도주하자 경찰이 쩔쩔맸다. 경찰은 4시간 만에 다시 검거했지만 피의자 관리에 또 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4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50분께 광주시 북구 동림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세워진 호송차 안에서 절도 피의자 이모(19)씨가 왼쪽 손목에 채워진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났다.

이씨는 초등학교 동창인 공범과 함께 11월 24일 새벽시간대 광주 한 식당 인근에서 차량을 훔치는 등 8월부터 11월까지 수 차례 금품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로 현장검증을 위해 대기 중이었다. 이씨는 함께 구속된 공범과 하나의 수갑에 한쪽 손목씩 채워진 상태였다.

이씨와 공범이 수갑을 차고 대기하고 있던 호송차 안에는 형사 1명이, 주변에는 다른 형사 2명이 있었지만 유난히 빠른 속도로 현장을 벗어난 이씨를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은 결국 강력팀과 형사팀 등 8개 팀 형사들을 총동원해 이씨가 도주한 아파트 단지 인근 야산을 수색, 약 4시간 만인 저녁 7시40분께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중학생 시절 창던지기 선수로 전국체전까지 출전했을 정도로 뛰어난 운동 신경으로 순식간에 형사들을 따돌리고 도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창던지기는 육상의 한 종목이다.

경찰은 이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에 형법상 도주 혐의를 추가해 조사 후 검찰에 송치 방침이다. 이씨는 "교도소에 가게 되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이씨의 손목이 보통 성인 남성들에 비해 얇아 수갑에서 손을 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형사들이 곧장 추격에 나섰지만 워낙 달리기가 빨라 놓쳤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이 애당초 이씨의 신체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수갑을 헐겁게 채운 것으로 확인된 데다가 눈 앞에서 도주하는 피의자를 놓친 점에서 피의자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감찰에 들어갔다.

한편 전남 함평에서도 지난해 12월 31일 20대 절도 피의자가 파출소에서 수갑을 풀고 달아났다가 다음날 경찰에 검거되는 등 유사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이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허술한 관리에 따른 피의자 도주 사건은 2009년 7건, 2010년 16건, 2011년 21건, 2012년 21건, 2013년 10건으로 최근 5년간 75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