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2일 밤 본회의를 열고 375조40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을 처리했다. 이날은 법정 처리시한 마지막 날로, 국회가 헌법이 정한 시한 내에 예산안 처리를 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19조6000억원가량 늘어난 375조4000억원이다. 당초 정부가 제출했던 원안보다 6000억원 순삭감됐다.

여야는 당초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3조6000억원을 삭감하고 3조원을 증액했다. 여기에 세입감소 4000억원과 재정적자 축소 2000억원을 반영해 총 지출규모를 375조4000억원으로 결정했다.

여야는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예산으로 5064억원을 목적예비비로 편성·지원하기로 하고 부양비 부과기준 완화 등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반영해 기초생활보장급여 예산 1376억원을 증액하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창조경제와 새마을 관련 예산 등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 예산도 크게 수정되지는 않았다.

여야는 물가연동제를 제외한 담뱃세 인상안을 포함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연장, 임대주택 세 부담 경감 등을 추가로 담은 예산부수법안도 대부분 통과됐다. 하지만 상속세·증여세 완화법은 끝내 부결됐다. 이어지는 담뱃값 관련 법안마저 부결될 분위기가 조성되자 오후 7시 54분쯤 30분간 정회가 선언됐다.

하지만 정회 이후 시작된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관련 표결을 통해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은 처리됐다. 물가에 따라 자동으로 가격이 오르도록 하는 물가연동제는 상임위에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여야 합의에 따라 새정치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 대표발의로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을 제출,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처리함으로써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 중 20%를 소방안전교부세로 신설키로 했다. 담뱃갑의 경고그림 게시 부분은 유보했다.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던 가업상속공제 확대(상속·증여세법)의 경우에는 사전경영기간을 기존 5년에서 7년으로 늘리고 최대주주 지분 비율도 25%에서 30%로 올리기로 본회의 직전 여야가 합의를 봤으나, 본회의 표결에서 148명이 반대와 기권표를 던지며 결국 부결됐다.

여야는 또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일몰을 연장하는 법안도 처리했다. 월세 소득공제는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되며 대상을 기존 연소득 5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밑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2000만원 이하 소규모 주택 임대소득에 대해선 2년간 비과세가 적용된다.

체크카드·현금영수증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한시적으로 현행 30%에서 40%로 인상하기로 했다. 중고차 의제매입 세제 공제율은 현행대로 2년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대기업 R&D(연구개발) 비용 세액공제의 당기분 공제율을 인하하는 내용도 수정안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