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 이상 양치질. 한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소위 '3, 3, 3 양치법'이다. 한국인은 구강 관리에 철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국적 컨설팅 전문기업 맥킨지가 조사한 OECD 국가의 구강 관리 실태에 따르면 한국인은 하루 평균 2.35회 치아를 닦는 등 치약 소비량이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했다. 그런데 충치 관리 수준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규칙적으로, 자주 이를 닦기는 하지만 꼼꼼하게 올바른 방법으로 닦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연령별로 자신에게 맞는 구강제품을 사용해 올바르게 관리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게 사용하는 칫솔이나 치약도 신중하게 고려해 선택해야 하며, 칫솔질을 하는 방법 역시 치아와 잇몸의 상태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고 치과의사들은 충고한다. 연령대에 따른 올바른 구강 관리법을 알아본다.

한국인은 치약 소비량에서 OECD 국가 중 2위를 차지할 만큼 이를 많이 닦지만 충치 관리는 철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기부터 노년층까지 나이에 따라 자신에 맞는 구강제품을 사용해 올바르게 치아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유아기 구강 건강, 유치부터 관리해야

생후 3~5개월 정도만 되면 아이의 잇몸에는 앞니가 올라온다. 많은 사람들은 유치를 '어차피 빠질 이'라고 가볍게 넘기며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유치에 발생한 충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이를 방치하면 문제는 그리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유치는 영구치가 무사히 자라도록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유치에 발생한 충치균은 영구치에도 남아 영향을 미치게 되며, 유치가 제때 정상적으로 빠지지 않게 될 경우에는 자라나는 영구치를 방해해 치열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유치를 과연 우리나라 아이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2010년도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치 우식(충치) 경험자는 5세 아이들의 경우 61.4%, 6세에서 66.6%, 8세에서 77.3%를 기록하는 등 우리나라 아이들의 절반이 넘는 수가 충치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충치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빠른 치료가 필요하므로 평소 정기적인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올바른 양치 습관을 들여 꾸준히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특히 영유아기에는 잠들기 전, 혹은 밤에 젖병을 물리거나 젖을 먹이면 충치가 발생하기 쉬우니 가능한 야간수유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며 보리차나 생수를 물려 재우는 것이 좋다. 관리를 위해서는 이가 나지 않은 부분은 거즈로 잇몸을 부드럽게 닦아주고, 이가 난 곳은 유아용 치약과 칫솔을 사용해 고루 닦아주면 된다. 아이들이 혼자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정확한 칫솔질을 지도해 스스로 양치질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준다. 양치질을 꼼꼼히,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유치가 자라나고, 또 하나씩 빠져서 영구치로 바뀌는 등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칫솔을 바꿔주는 게 좋다.

한국 어린이 절반 이상이 충치를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들은 성장 단계에 맞춰 칫솔을 바꿔주는 게 좋다.

■나이 들면서 약해지는 치아와 잇몸

불규칙한 생활, 흡연과 음주, 특히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등을 거치면서 치아와 잇몸은 점점 약해진다. 당장 통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방심하는 사이에 쉽게 치주질환이나 충치로 이어질 수 있다. 2007년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 성인의 80% 이상이 치주질환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9년 진료비 통계분석 결과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다빈도 상병 순위에서 외래 분야 10대 질병에 치은염 및 치주질환(3위), 치아우식증(5위), 치수 및 치근단주위 조직 질환(10위)이 포함돼 있었다. 잇몸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잇몸 질환 치료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올바른 양치질 습관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식사 직후 양치질을 통해 세균과 치석이 잇몸에 쌓이는 것을 막고 치아뿐 아니라 잇몸도 함께 닦아 잇몸에 남아있는 치태까지 제거해야 한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 혀 클리너 등을 사용해 구취를 유발할 수 있는 이물질들을 제거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 2009년 여론조사기관 닐슨이 18~55세 성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약 61%가 시린 이 증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시린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칫솔모가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고 강하고 과도한 칫솔질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시린 이 예방과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린 이 전용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치료법 중 하나다.

■노년의 치아건강은 똑똑한 틀니 관리로

전문가들은 흔히 노년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 치아 건강을 중요하게 꼽는다. 구강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해 씹는 기능이 약해지면 신체의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게다가 씹기 기능의 저하는 소화기관에 부담을 줘 소화불량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며 씹기 쉬운 음식을 편식하게 돼 영양 불균형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씹기 기능이 약해지게 되면 해마 및 전두엽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둔화시켜 인지기능의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2013년 총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2.2%나 된다. 게다가 2030년에는 24.3%, 2050년에는 37.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 틀니 사용 인구는 60세 이상 인구의 약 70%에 해당하는 300만명에 달한다. 특히 최근 만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전체 틀니와 부분 틀니에 대한 본인 부담률을 50%로 확대 적용하면서 틀니 사용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틀니는 임플란트에 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며 사용이 보편화돼 있지만 그 관리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잘못된 틀니 관리법으로 구내염, 구취 등의 문제를 겪으며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틀니는 자연 치아보다 강도가 10배 정도 약하고 음식을 씹는 힘 역시 많이 약하기 때문에 그 사용과 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틀니 관리는 치약이나 주방세제가 아닌 틀니 전용세정제를 통한 청결한 관리가 생명이다. 또한 취침 시에는 틀니를 빼고 잇몸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틀니를 보관할 때에는 형태 변형을 막기 위해 찬물에 넣어두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