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와이드웹, 텔레비전, 라면, 월드컵, 디즈니 만화영화….

해외 문화교류 사업을 활발히 펼쳐온 영국문화원이 지난 80년 동안 세계를 획기적으로 바꿨다고 평가한 80대 사건 중 일부이다. 영국문화원은 설립 80주년을 맞아 미국·러시아·영국·독일·중국·일본 등 10개국에서 1만명을 설문조사해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한국은 이번 조사 대상국에서 빠졌다.

세계를 바꾼 사건 1위는 세계 인터넷망(網)인 월드와이드웹이었다. 팀 버너스 리가 1989년 개발한 월드와이드웹은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웹브라우저)을 실행해 'WWW'로 시작하는 간단한 인터넷 주소만 입력하면, 컴퓨터상에서 쉽게 그림·영상·문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영국문화원은 "월드와이드웹으로 인류의 교육·거래·소통 등 생활양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이용자 수가 5만명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라디오가 38년, 텔레비전이 13년인 데 반해 월드와이드웹은 4년이었다"고 밝혔다. 월드와이드웹에 이어 개인용 컴퓨터는 3위였고, 텔레비전은 24위였다.

개인적 업적도 하나의 사건으로 간주돼 순위에 포함됐다. 개인으로서 가장 높은 순위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끼친 영향(7위)이었다. 만델라는 27년 동안 남아공 백인 정권에 의해 감옥에 갇혀 있었으면서도 화해와 용서로 흑인과 백인을 통합한 위대한 지도력을 보여줬다. 그에 이어 덩샤오핑(鄧小平)의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 정책이 17위에 올랐다. 음식으로는 유일하게 '인스턴트 라면의 발명(63위)'이 순위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