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급식과 누리 과정(3~5세 무상 보육) 정책이 도입되면서, 전국의 시·도교육청들의 재정은 파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복지 예산이 급증해 학생들의 교육에 꼭 필요한 예산이나 저소득층 복지 예산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시·도 교육감들은 지난 6일 내년 누리 과정 어린이집 예산을 2~3개월분만 편성하겠으니, 나머지는 정부가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무상 급식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무상 급식과 누리 과정 예산은 2조6720억원 늘었다(2011년 2조2024억원→2013년 4조8744억원). 하지만 이 기간에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쓰이는 '교수 학습 활동 지원' 예산은 오히려 줄었고(2조7883억원→2조7134억원), 저소득층 복지 예산도 줄었다(1조4054억원→1조3743억원).
예컨대,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무상 급식 예산을 올해(2630억원)보다 233억원 늘린 2863억원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교수 학습 활동 지원' 예산은 올해(949억원)보다 81억원 적은 868억원만 편성했다. 또 저소득층 지원 예산은 올해 446억원에서 내년엔 255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경기도는 내년도 무상 급식 예산을 올해보다 2억원 늘려 편성한 반면, 교원 연수 강화 사업 등 다른 사업은 축소했다. 전남은 초등돌봄교실 예산을 올해보다 100억원 넘게 줄인다.
국정 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편성한 내년도 2392개 세부 사업 중 1460개(61%)가 올해보다 예산이 줄어든 것(국정감사 자료)으로 나타났다.
세수(稅收)는 한정됐는데 무상 복지에만 교육 재정이 집중돼 다른 교육 부문 예산이 줄고 있지만, 일부 진보 교육감들은 여전히 '전면 무상 복지'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0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무상 복지를 포기할 수 없다"며 "한번 준 복지는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상 급식을 되돌릴 수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