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에서 흑인들이 "손 들었으니 총 쏘지 마(Hands UP, Don't SHOOT)"라며 백인 경찰을 규탄하자, 백인들은 "바지나 올려 입고 물건 그만 훔쳐라(Pants UP, Don't LOOT)"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흑인 청년들이 속옷이 드러날 정도로 바지를 허벅지나 무릎까지 내려 입는 '늘어진 바지(saggy pants·한국선 똥 싼 바지로 통함)' 패션〈사진〉을 문제 삼은 것이다. 바지를 왜 내려 입는 걸까.

이는 허리띠 착용이 금지돼 바지가 흘러내린 죄수들의 옷차림에서 유래, 범죄율·수감률이 높은 흑인 그룹에 퍼졌다는 게 정설이다. 1992년 2인조 흑인 래퍼 그룹 크리스 크로스가 데뷔 때 '늘어진 바지'를 내세운 이래, 많은 흑인 래퍼는 물론 에미넴, 저스틴 비버 등 백인 가수들까지 따라 하면서 '멋진 반항아'의 상징이 됐다. 상류층 자제들이 교복·양복 바지를 최대한 올려 입는 '배바지'에 대한 반감과 조롱도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