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은 19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책임자들에 대해 표적 제재를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했다. 결의안은 북한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인권 침해를 반(反)인도 범죄로 규정하고, 이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인권 개선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北인권결의안 표결 바라보는 北대표단 -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토록 권고하는 내용의 북한인권결의안이 1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회원국들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날 회의에서 반대 발언을 했던 최명남(윗줄 왼쪽) 북한 외무성 부국장과 북한 측 관계자들이 전광판에 나타난 표결 결과를 바라보고 있다.

유럽연합(EU) 등 60개국이 공동 제안한 결의안은 이날 찬성 111표, 반대 19표, 기권 55표로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다음 달 중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공식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3위원회 투표 결과가 총회 본회의에서 뒤집힌 적은 없다.

총회를 통과한 결의가 안전보장이사회 공식 안건으로 채택되려면 이사국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일단 공식 안건이 되면 안보리는 ICC 회부 여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 책임자들에 대한 제재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거부권을 가진 중국·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최룡해는 푸틴 만나… ‘결의안 반대해달라’ 요청한 듯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특사로 러시아를 방문한 최룡해(오른쪽) 노동당 비서가 18일(현지 시각) 크렘린궁에서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유엔에서 통과된 북한인권결의에 반대표를 던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에서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인권결의에 따른 대북 제재는 불가능해진다.

이번 결의안은 2005년부터 유엔이 매년 채택해온 북한인권결의안 중 가장 강도가 높다. 오준 유엔대표부 대사는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한 과거 결의안과 달리 이번 결의안은 김정은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를 인권 침해의 책임자로 규정하고, 국제재판에 회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역사적인 결의안"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최명남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은 이날 투표 전 반대 연설에서 "결의안은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정치·군사 대결과 모략의 산물"이라며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의 포악 무도한 반공화국 인권 소동은 우리로 하여금 핵시험을 더는 자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최 부국장의 발언을 인용, "이로 인한 모든 후과는 결의안을 발의한 자들이 지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