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초대 국민안전처 장관에 해군 4성 장군 출신인 박인용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차관에는 육군 3성 장군 출신인 이성호 안전행정부 2차관을 내정했다. 안전처 산하 해양경비안전본부장에는 홍익태 경찰청 차장을 내정했다. 안전처는 정부의 안전 관련 기능과 조직을 재편·통합해 만든 기구로 19일 0시 공식 출범했다.

안전처 신설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내놓은 대답이다.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이라는 방대한 조직을 통합해 내륙(內陸)은 물론 바다·하늘에서 일어나는 모든 안전사고 및 자연재해, 해양 경비까지 총괄하게 되는 만큼 결코 작은 변화라 할 수 없다. 이 조직이 성공하느냐 여부는 어느 한 정권 성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의 안전한 미래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박인용 안전처 초대 장관 내정자는 해군에서 작전·교육·인사 분야 책임자를 두루 거쳤다. 그런 만큼 국가 안전 사령탑을 맡는 데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성호 차관 내정자도 이미 안전처 신설을 진두지휘해왔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안전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전처와 군 사이의 협력 체계 구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초대 장·차관을 모두 군 출신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안전처가 제 기능을 다하려면 구난(救難)·구조(救助) 활동의 체계화는 물론 재난 예방과 새로운 유형의 재난에 대한 대비 단계까지 가야 한다. 군 출신이라고 해서 이런 일을 못하란 법은 없겠으나 장·차관을 모두 군 출신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말이 나중에 나와서는 안 된다. 안전처가 안전 문제 하나만은 확실히 다져놓았다는 평가를 듣지 못하고 안전처를 왜 만들었느냐는 말을 듣게 되면 안전처와 함께 정권도 위기에 몰릴 것이다.

해양경비안전본부는 해양 주권(主權) 수호를 위한 경비와 해난 구조 등 과거 해경(海警)이 하던 업무를 그대로 맡는다. 세월호 참사 때 해경 경비정은 배에서 스스로 걸어나온 사람만 구조했을 뿐 배 안에 갇힌 승객들은 거의 구해내지 못했다. 이런 해경의 무능은 해경 상층부의 편향 인사와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한다. 해경의 총경 이상 간부 67명 가운데 경비함 근무 경험이 없거나 있어도 한 달 미만인 사람이 4분의 1이다. 역대 해경청장 13명 중 11명이 육상(陸上) 경찰 간부 중에서 나왔다.

홍익태 해양경비안전본부장 내정자는 30년간 경찰에서 요직을 두루 거쳐 올 9월 경찰청 차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그의 경력 어디서도 바다나 선박과 관련된 업무를 찾을 수 없다. 청와대도 따로 내세울 게 없었는지 홍 내정자가 10년 전 태국 대사관에서 영사(領事)로 근무할 당시 쓰나미에 잘 대처했다는 사실을 일부러 설명할 정도다. 지금 해경 간부들 가운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도 하지만 찾으려고만 들면 해경에서 뼈가 굵어 전문성을 갖추고 부하들 신망까지 갖춘 사람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인사혁신처장에 삼성광통신 이근면 고문을 내정한 것은 관피아 적폐(積弊)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들어간 칼'이 적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행정부와 산하단체·기관들의 인사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위공무원 승진·보직 인사부터 심지어 공공기관 사외이사 지명까지 청와대가 휘두르고 있는 현실에서 이씨가 기업의 인사 기법(技法)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좁을 수밖에 없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의 인사를 담당했던 경험이 공공성을 생명으로 하는 관료 조직에서 통할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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