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5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첫 일정으로 정상 리트리트(Retreat)에 참석키 위해 이동 중이다. (청와대) 2014.11.15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제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의장국인 호주 측의 도움을 받아 전날 열린 정상 업무 만찬에서 제한된 시간의 2배에 이르는 발언시간을 부여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당초 전날(15일) 오후 열린 정상회의 1세션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중심으로 한 우리 정부의 성장전략을 각국 정상들에게 소개하려 했으나, 자신에 앞서 발언권을 얻었던 정상들의 발언시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준비했던 발언을 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번 G20 셰르파(정상회의 준비 교섭대표)로 활약한 이일형 G20 국제협력대사는 이날 오후 브리즈번 인근 메트로 입스위치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어제) 세션1에 앞서 열린 '정상 리트리트(Retreat)' 때 발언하지 못한 각국 정상들이 1세션까지 넘어가서 발언을 하는 바람에 1세션 선도발언을 예정했던 박 대통령은 발언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왔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박 대통령은 이후 '무역'을 주제로 열린 정상 업무만찬에서 선도발언을 겸해 1세션에서 하지 못했던 '경제성장'에 관한 발언도 연이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번 회의 의장국인 호주의 토니 애벗 총리는 각국 정상들의 만찬 발언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고, 주제도 '무역' 의제에만 한정했지만, 박 대통령은 "성장과 무역은 손의 양면과 같다. 1세션에서 발표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하지 못한 말을) 지금하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자 애벗 총리도 "한국과 호주는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키로 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시간은 충분히 줄 수 있다"며 발언시간 연장을 허용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각각의 주제에 대해 3분씩 모두 6분간에 걸쳐 얘기할 수 있었다.

우리 정부는 한·호주 FTA 비준동의안의 이달 중 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발언을 마친 후 박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에게 "너무 빨리 말해서 얼마나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나도 숨이 차서 힘들다"고 했고, 이에 각국 정상들은 웃음을 자아냈다고 한다.

한편 이 대사는 "이번 회의에선 정상들이 작년보다 즉흥적으로 발표하는 게 많았고, 그래서 좀 더 대화 형식에 가깝게 운영됐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사는 또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이번 회의에 보고된 각국의 성장전략 가운데 '1위'의 평가점수를 받은데 대해 "여기엔 박 대통령의 생각이 직·간접적으로 많이 반영돼 있다"며 "박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미리 알려줘 지난 1년 내내 우리가 회의를 준비하고 성장전략의 구도를 짤 때 많이 반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