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철도를 개조한 하이라인 공원으로 뉴욕 맨해튼의 새 명소로 부상한 미트패킹 지역에 새 랜드마크가 들어서고 있다. 내년 5월 개관 예정인 새 휘트니 미술관이다. 휘트니 미술관은 조각가이자 컬렉터였던 거트루드 반더빌트 휘트니(1875~1942)가 1930년 설립한 유명 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제스퍼 존스 등 미국 미술을 세계에 알린 주역이다.
양현미술상 시상식 참석차 방한한 애덤 D 와인버그(60·사진) 휘트니 미술관장은 "'너무 크지 않은(not too big)' 인간적인 미술관"이 새 미술관 콘셉트라고 했다. 근래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경쟁적으로 '확장'에 열 올리는 모습과도 사뭇 대조적이다. "요즘 미술관들은 '클수록 좋은 것(bigger is better)'이란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어떤 그림은 너무 큰 공간 때문에 마치 봉투에 붙은 우표처럼 볼품없어 보인다는 걸 놓치고 있다."
새 미술관의 설계자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와 미술관 관계자들은 적당한 천장 높이를 찾아 2년이나 전 세계 미술관을 돌아다닐 만큼 디테일에 신경 썼다. 새 미술관 천장 높이는 6m 이내로 요즘 미술관 평균 천장 높이인 8~9m보다 훨씬 낮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는 'God is in the details(신은 디테일에 있다)'고 했다. 우리는 벽, 조명, 천장 같은 디테일 차이가 결국 관람과 전시에 있어선 큰 차이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이웃을 배려한 미술관'도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 비정형의 새 미술관은 하이라인 쪽에서 바라보면 계단식이어서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고, 허드슨강에서 볼 땐 조각같이 커 보인다. "허드슨강을 볼 수 있게 디자인을 반대로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렌조 피아노에게 물었더니 그러더라. '미술관이 이웃을 등져서는 안 된다'고. 계단식 디자인은 마치 이웃에 인사를 건네는 듯한 우리의 자세를 보여준다."
유명 큐레이터 출신인 그는 2003년부터 관장직을 맡아왔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작가, 외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작가 등 '미국성'을 확장시켜 다양한 작가의 전시를 할 계획"이라며 "이번 방한에서 김성환 작가 등 좋은 한국 작가를 많이 알게 돼 행운"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