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님, 이건 아니잖아요!"

이준석(69) 선장 등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열린 11일 오후 광주지법 201호 법정. 침몰 원인과 적용 법조 인정 여부, 양형 요소 등 1시간 30분에 걸친 긴 설명 끝에 재판장이 피고인별로 형량을 선고하자 법정엔 고성과 통곡, 탄식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아이들 목숨이 그렇게 가벼운 거냐." "304명이 죽었는데 이게 대한민국 법정이냐." "아이고, 원통해서 못 살아. 우리 얘들 빨리 돌려줘."

재판부와 피고인, 검사들은 서둘러 법정을 나섰으나, 피해자 가족 60여명은 한동안 방청석을 떠나지 못했다. 일부는 고함을 치며 울분을 터뜨렸고, 다른 가족들은 신음 섞인 오열과 함께 굵은 눈물을 떨궜다.

잠시 후 재판정을 나와 법원 정문에 모인 가족들은 "총책임자인 이 선장에게 사형을 선고함으로써, 타인의 생명을 지킬 의무가 있는 자가 의무를 저버렸을 때 자신의 생명도 보전할 수 없다는 것을 천명해주기를 바랐던 가족들의 기대가 무참히 무너졌다"며 분노했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 어머니는 "304명을 버리고 도망친 자들의 책임이 고작 징역 5~36년이라니, 분노와 슬픔보다 허탈감이 앞선다"며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수집한 모든 증거를 항소심에 제출해 선원들이 합당한 벌을 받도록 몸이 부서지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날 공판은 수원지법 안산지원 409호 법정에서도 120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중계됐다. 단원고 유족 22명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광주지법 임정엽 부장판사가 재판 모두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서는 마음의 평화를 얻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하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유족도 있었다. "당시 승객들이 바다에 뛰어내렸다면 충분히 생존하고 구조될 수 있었다"고 말하자 법정 여기저기서 한숨과 흐느낌이 나왔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준석 선장에 대해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목에서는 "그럼 누가 304명을 죽였느냐"는 아우성이 터졌다. "미치겠다", "더이상 들을 필요가 없다"며 울먹이거나 자리를 뜨는 유족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