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59·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스키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대한스키협회 관리위원회는 10일 "신 회장이 협회 20대 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에서 대의원 총회를 열고 무기명 찬반 투표로 당선 여부를 결정한다. 협회장 임기는 4년이다.

스키협회 수장 자리는 지난해 11월 윤석민 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취임 7개월 만에 그만두면서부터 공석이었다. 당시 윤 전 회장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체육회의 행정에 불만을 갖고 사퇴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관례상 스키협회장이 선수단장을 맡을 차례였는데, 체육회에서 김재열 빙상연맹회장을 선임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후 작년 12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지용 협회 이사가 후임 회장직을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등록 절차에서의 실수로 선거가 미뤄졌고, 김 이사는 출마 의사를 철회했다. 직무 대행 체제로 운영되던 협회는 올 1월 체육회 관리 단체로 지정됐다.

새로 협회를 이끌겠다고 나선 신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차남으로 한국 쪽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학업을 마친 뒤엔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다 1988년 롯데에 입사해 주요 요직을 거쳤고, 2011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스키 애호가인 신동빈 회장은 아마추어로는 수준급 실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키협회와는 그동안 특별한 인연이 없었다. 그런 그가 스키협회장에 출마한 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의 설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스키협회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산적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