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이 있었다.
바로 삼성의 박해민(24)이 끼고 나온 벙어리 장갑이었다.
박해민은 지난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3회말 2루 도루를 하다가 베이스에 손가락이 걸려 왼쪽 4번째 손가락을 다쳤다. 정밀검사 결과 다친 부위의 인대가 50% 정도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박해민은 출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친 손에 반창고를 칭칭 두른 박해민은 배팅 장갑 위로 3, 4번째 손가락을 한꺼번에 반창고로 묶어 고정시킨채 타격 훈련을 한다. 부상 탓에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출전하지 못한 박해민은 8회초 대주자로 나섰다.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0-1로 끌려가던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형우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대주자로 박해민을 기용했다.
이 때 박해민은 검정색 벙어리 장갑을 끼고 나왔다. 김평호 코치가 내린 조치였다.
박해민은 "김평호 코치님이 원정기록원님께 벙어리 장갑을 사오라고 하셨다고 한다. 경기 직전에 받았다. 마트에서 사온 장갑이라더라"고 말했다.
평소와 다른 특별한 장비라 불편함을 느낄 법도 했지만 박해민은 "경기에 들어가니 별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 했다.
김 코치는 "손을 다쳤는데 더 보호해주고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박해민은 "오늘도 벙어리 장갑을 끼고 나가게 될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박해민은 이번 시리즈를 마치면 재활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봐야 좋을 것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시즌이 끝나고 재활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주자로 나간 박해민은 9회말 중견수로 나서 '슈퍼 캐치'를 선보였다. 중견수 앞으로 날아가는 유한준의 타구를 넘어지면서 잡아낸 것.
박해민은 "타구가 앞에 떨어지길래 앞으로 뛰어들어갔다.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른쪽으로 슬라이딩을 하면서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포구 당시 다친 손이 아프지 않았냐'는 말에 박해민은 "너무 좋아서 그런 생각을 할 시간도 없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