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숙(52) 미국 메릴랜드대 물리학과 교수가 지난달 31일 발간된 '워싱턴포스트(WP) 매거진' 표지 인물로 등장했다.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는 연구에 몰두해온 그는 내년에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쏘아 올릴 연구탑재물 제작에 한창이다. WP 매거진은 서 교수가 10년 넘게 공을 들인 우주항공국(NASA)과의 협력사업이 막바지에 왔다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서 교수는 2004년부터 남극에 검출기를 띄워 우주선(宇宙線·우주에서 끊임없이 지구로 오는 매우 높은 에너지의 입자선)을 측정하는 '아이스-크림(ISS-CREAM)'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1000억원 넘는 연구비가 투입된 이 작업에는 미국·한국·이탈리아·프랑스·멕시코 등 5개국이 공동 참여하고 있다. 폭발한 별에서 나오는 우주의 입자를 정밀 측정해 무엇이 우주선에 그렇게 큰 에너지를 주고, 우리가 사는 우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내 오랜 세월 동안 풀지 못한 우주의 신비를 해결하는 게 목적이다.
WP 매거진은 서 교수의 독특한 연구원 선정 과정에도 주목했다. 물리학이나 천체에 대해 지식이 없는 학생들을 고용하고, 전공과 상관없는 일을 맡겨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 교수는 "학생들은 자신이 닭인지, 오리인지 모른다. 물에 빠트려 헤엄을 칠 수 있는지 보면 된다"며 "나는 학생들에게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쉬운 과제부터 주고 난 다음 어떻게 진행하는지를 살핀다"고 말했다.
WP 매거진은 서 교수의 철학에 대해 "책임감이 있고, 똑똑한 학생이라면 (전공과 상관없이) 누구든 가르칠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4년간 박사과정을 준비해온 학생에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맡긴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서 교수는 앞으로 3년간 ISS에 설치할, 가장 높은 수준의 우주선 에너지 측정 장치의 개발에 전념하게 된다. 서 교수는 WP 매거진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오랫동안 ISS가 우주선에 관한 데이터들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도전)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