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영국 명문대 출신의 20대 금융인이 홍콩에서 매춘부 2명을 엽기적으로 살해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일 새벽 경찰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완차이지역 고급 아파트로 출동한 경찰은 피를 쏟으며 바닥에 누워 있는 한 여인과 마주했다. 여인의 신분은 30세의 필리핀 출신 제세 로레나 루리. 직업은 매춘부였다. 목과 둔부를 흉기에 찔린 루리는 경찰이 도착했을 때 숨이 간당간당 붙어있었으나 곧 숨지고 말았다.
아파트 주인은 영국인 루릭 저팅(29). 그의 아파트를 수사하던 경찰은 발코니 한켠에 든 여행가방에 두 발이 삐져나온 채 담겨있던 또 하나의 여자 시신을 발견했다. 신원은 25세의 인도네시아 출신 수마르트 닝시. 그 역시 매춘부였다.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닝시의 팔과 다리는 밧줄에 묶였으며 머리는 거의 절단된 상태였다.
저팅의 아파트에서는 이외 성놀이기구(섹스토이)와 코카인,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12인치 길이의 칼로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저팅은 경찰서로 연행되는 내내 '헛소리'를 해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29세의 저팅은 캠브리지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2010년까지 바클레이스 은행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7월부터 홍콩 BOA메릴린치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범행 얼마전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사를 떠나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여행에 나선다"며 "겁나고 불안하지만 흥분된다. 첫 단계는 항상 어려운 것"이라고 언급했다.
BOA메릴린치 관계자는 "그가 언제 회사를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며 "최근 그가 회사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그의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메일을 발송하면 '부재중'이라는 자동메시지와 함께 "나는 회사 밖에 있다. 긴급한 문의사항이 있으면 '사이코패스'가 아닌 사람에게 연락하라"는 회신이 온다고 보도했다. 저팅은 스스로를 '미친 사이코패스'라고 불렀다.
홍콩 경찰은 저팅이 할로윈데이 당일 홍등가에서 파티 후 매춘부와 함께 집으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그의 스마트폰내에 이번 피해자를 포함해 2000여장의 성적 사진이 담긴 점을 근거로 추가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완차이 주변 일대 유흥가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영국 외교부는 "영국인이 홍콩에 체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현지 경찰과 접촉하고 있으며 영사업무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엽기적인 이번 사건으로 홍콩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로이터통신은 홍콩 정부 발표를 인용, 올 1월부터 6월까지 700만인구가 거주하는 홍콩 내 살인사건은 단 14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시체가 발견된 이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는 약 3만 홍콩달러(약 414만원)의 고급 주택으로 알려졌다. 은행에서 일한다는 미나 리우는 "홍콩에서 이런일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며 "특히 내가 살고있는 건물에서 이같은 일이 발생해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