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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늙지 않는다|김경욱 소설집|문학과지성사|315쪽|1만3000원

2009년 동인문학상 수상 작가 김경욱이 새 소설집을 냈다. 2010년 이후 발표한 단편 9편을 모았다. 김경욱은 평소 "소설은 당대 현실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이라고 말해왔다. 김경욱 소설의 특징은 우리 시대의 세태와 풍속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깃든 삶의 숨은 구조를 분석하고 풀이한다는 것. 일상을 재현하기보다는 이면(裏面)에서 현실을 지배하는 상징 질서를 들추어낸다.

이 소설집에서 작가는 가상현실과 종말론의 상상력을 더 적극 활용했다. 표제작 '소년은 늙지 않는다'는 인류 문명이 다시 빙하기를 맞는다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꿈은 추웠고 현실은 더 추웠다"는 것이다. 미래라는 상황 설정을 빼면, 소설 속 상황은 오늘의 우리 사회와 별로 다를 게 없다. 다른 단편 '지구공정'도 지구가 얼어붙고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별이 된 미래를 그린 것이다. 단편 '인생은 아름다워'는 반어법 소설이다. 남북통일 이후 한국 사회에선 자살 면허를 딴 사람만 목숨을 끊을 수 있다고 상상한다. 자살을 관리하는 사회에서도 자살이 끊이지 않는 미래를 암울하게 전망한다.

김경욱 소설의 가상현실은 현실이 은폐하는 삶의 초현실적 기담(奇談)을 까발리는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산물이다. 이 책엔 다양한 남성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나이를 먹어도 정신적으로 성장을 멈춘 소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저마다 꿈꾸는 욕망을 성취하지 못해 미성숙 상태로 남아 있는 어른들이다. 이념과 아집에 사로잡혀 성숙하지 못한 어른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