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임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일정보다 하루 늦게 우리나라에 도착한 이유는 애완견 그릭스비 때문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리퍼트 주한 대사는 당초 지난 28일(현지시각) 아메리칸 항공(이하 AA)을 이용해 워싱턴에서 텍사스 댈러스로 이동한 뒤, 이 항공사가 운행하는 댈러스-인천 직행 비행기 편으로 입국할 예정이었다. 이 일정대로라면 리퍼트 대사는 31일 오후 3시 30분 인천공항에 도착했어야 한다.

그러나 리퍼트 대사는 예정에 없이 LA로 가서 하루를 머문 뒤, 지난 30일에서야 AA가 아닌 대한항공을 타고 입국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미국 국적기를 타지 않고, 대한항공을 탄 건 이례적인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현재로선 애완견 그릭스비 때문에 일정을 늦췄다는 추측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리퍼트 대사가 지난 28일 댈러스에서 인천으로 가는 AA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애완견을 태울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리퍼트 대사가 애완견 체내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고, 예방 접종을 시키는 등 필요한 절차를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대한항공 측은 "리퍼트 대사는 애완견 탑승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의 애완견 사랑은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인천공항에 입국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훌륭한 나라를 탐색하면서 애완견인 그릭스비와 함께 새로운 친구를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주한미국대사관은 난감해 하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아무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