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가 창궐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귀국한 미국인 간호사가 자발적 자가 격리 조치에 반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33)는 30일(현지시각) 법원이 21일 강제격리를 명령한다면 법적으로 대응할 뜻을 밝혔다.

지난 24일 귀국한 히콕스는 뉴저지주의 첫 의무격리 대상자가 돼 사흘간 격리된 후 퇴원해, 자신이 사는 메인주 포트켄트로 돌아왔다.

메인주는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인 21일 동안 히콕스에게 자발적 자택 격리를 명령했다. 하지만 히콕스는 주 정부의 조치가 자신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반발하면서, 자신이 건강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30일 오전 그는 함께 사는 남자친구와 5km 정도 자전거 라이딩을 즐겼다. 히콕스의 집 앞엔 경찰이 대기했지만,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히콕스는 29일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메인 주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계획이 없다"면서 "현재 에볼라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격리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집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격리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 내 인권이 침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기자들에게 "나를 껴안아도, 나와 악수해도 나는 에볼라를 전염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은 온전히 건강한 상태이며, 하루 2번 체온을 재는 등 몸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콕스의 변호인인 노먼 시겔도 "법원 명령이 없기 때문에 그녀는 공개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며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반대하지만, 그들도 질병을 치료하는 잘못된 방식으로 우려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존중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히콕스의 행동에 대해 폴 르페이지 메인 주지사는 "주 정부의 노력에도 히콕스와 합의에 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법이 허용하는 권한을 최대한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인주 정부는 "히콕스에게 산책·조깅·자전거 타기와 공공장소 출입은 허용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1m 이내의 접촉을 불허한다는 절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르페이지 주지사는 "그가 원하면 밖으로 나올 수 있지만 그럴 경우 보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