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이유로 선거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이 1960년대부터 제기됐다. 당시만 해도 법원은 '국회 재량에 달린 문제'라며 합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1976년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중의원(1972년)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4.99배에 달하는 것은 "투표 가치의 평등을 위배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획기적 판결이었지만 혼란을 우려해 선거 자체는 유효로 인정했다.

이후 정치권은 최고재판소 판결이 나올 때마다 일부 선거구를 쪼개 의원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법원의 판결 기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화되고 있다. 작년 3월 히로시마 고등법원은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에 대해 인구 편차가 2.43배라는 이유를 들어 선거 자체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인구 편차와 관련된 첫 선거무효 판결이었다. 다만 최고재판소는 작년 11월 최종 판결에서 "투표 가치의 평등에 반하는 위헌 상태"라고 판단했지만 선거 자체는 무효로 하지 않았다.

현재 위헌 상태의 기준은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2배 이상'인 것으로 정해지는 상황이다.

정치권은 판결이 나면 2배 이상의 편차가 나는 선거구만 골라 최소한만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정을 해도 실제 선거 시점에서는 인구 변동이 발생해 다시 소송이 제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권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역구 축소와 비례대표 확대 ▲광역선거구제 채택 등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다수당과 소수당, 개별 의원들끼리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개편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나라는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법률로 정해 놨다. 프랑스의 경우 독립 기구인 헌법평의회가 선거구 지침을 마련하면 최고재판소가 최종 획정하는데 선거구 인구 편차를 1.5배로 규정하고 있다. 독일과 캐나다는 1.67배, 호주는 1.22배가 선거구 간 인구 편차 허용 기준이다. 독일·캐나다·호주 모두 의회가 아닌 선관위나 별도 기구가 선거구를 조정하며 의회는 가부를 결정할 수는 있지만 내용을 수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