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로 유명한 혼다(Honda)가 개발한 7인승 비행기가 출시되기도 전에 사전 주문이 100대를 넘었다고 일본 경제주간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 등 일본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혼다가 만든 기체에 자체 개발한 제트 엔진을 얹은 '혼다 제트'〈사진〉의 가격은 450만달러(약 47억원). 1948년 자전거에 발전용 엔진을 단 오토바이 제작사로 출발한 혼다가 60여년 만에 비즈니스 제트기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2003년 시험 비행에 성공했던 혼다는 11년 만에 양산(量産) 체제를 갖추고, 내년 초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최종 승인과 동시에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미국 CNBC방송 등 외신은 '두 바퀴→네 바퀴→두 날개로, 걷고→뛰고→날게 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에선 혼다의 첫 항공기 시판 등과 관련, 혼다 소이치로(1906~1991)의 꿈이 이뤄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꿈꿨던 것이 비행기 회사였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는 1986년 자사의 엔지니어 5명을 미국으로 보내 비밀리에 항공기 제작기술을 배우게 했던 혼다의 시도가 30년 만에 열매를 맺었다고 평가했다.

혼다는 소형 제트기 판매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엔진을 앞세워 5~15인승 항공기 엔진 시장도 노리고 있다. 소형 항공기 엔진 시장을 장악한 프랫 앤드 휘트니와 윌리엄스 인터내셔널 2개 업체는 엔진만 생산할 뿐 항공기 자체는 생산하지 않는다. 여기에 혼다가 엔진과 기체(機體)를 함께 생산하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업체들의 철옹성을 깨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혼다는 지난 16일 혼다 제트의 엔진 설명회에서 관련 세계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업계에선 지난해 시장 규모가 11조6000억원이었던 소형 항공기 엔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종 테러와 에볼라 전염 등의 위협이 세계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비즈니스용 소형 제트기에 대한 수요가 늘 것이란 얘기다. 하늘을 향한 혼다의 꿈이 '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