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집에 무단 침입해 폭력을 휘두르는 남성을 흉기로 찌른 50대 집주인에 대해 법원이 정당방위가 아니라며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성지호)는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일용직 노동자 김모(56)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7월 4일 오전 11시 49분쯤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열려 있던 현관문으로 누군가 들어와 자신의 머리를 발로 밟으며 때렸다. 같은 아파트 주민 이모(66)씨였다. 두 사람은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 이씨는 이날 오전 김씨가 아파트 상가 앞에서 술을 마시며 큰 소리로 욕설하는 걸 보고 그게 자신에게 한 것이라 오해해 경비실에 물어 김씨의 집을 찾아간 것이었다. 놀라 일어난 김씨는 이씨와 몸싸움을 하다 식탁에 놓여있던 12㎝짜리 흉기로 이씨의 어깨와 팔, 옆구리 등을 세 차례 찔러 상처를 입혔다. 이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김씨는 119에 신고했고 소방대원과 함께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이씨를 죽일 의도가 없었고 방어하는 차원에서 흉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김씨는 자신의 행동으로 이씨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씨를 상당히 강한 힘으로 수차례 찌른 것은 폭행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씨를 공격하거나 보복하려고 한 것이며 당시 이씨는 어떤 흉기나 위험한 물건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