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걷고 두 바퀴로 달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고 한강을 건너는 '보행·자전거 천국'이 펼쳐진다.

'2014 서울 걷·자 페스티벌(상상도로-상상이 일상이 되는 날)'이 다음 달 2일 오전 8시 서울 광화문광장~반포한강공원 구간에서 열린다. 조선일보와 서울시가 공동 주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서울 도심 도로를 시민 공간으로 되살리자는 취지로 작년 처음 열렸다. 1978년 개통 이후 작년 처음 보행자에게 개방된 남산3호터널이 올해도 개방된다. 이번 행사에는 걷기 1만명, 자전거 5000명 등 시민 총 1만5000명이 참여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한강을 건너는 코스에서 행사가 진행된다. 걷기는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남산3호터널을 지나고 잠수교를 건너 반포한강공원에 도착하는 7.6㎞ 코스다. 자전거 타기는 걷기와 같은 코스로 가다가 잠수교 대신 반포대교를 건너 서초3동 사거리까지 갔다가 반포한강공원으로 돌아오는 15㎞ 코스다.

올해 행사는 시민이 스스로 만드는 축제에 초점을 맞췄다. 시민 참여 공연단이 코스 중간중간에서 음악·댄스·마술 공연을 펼치며 '걷고 자전거 타는 시민들'을 응원한다. 대학생 중심으로 구성된 '미션 서울 기획단'이 이번 행사 준비를 함께했다. 문화 기획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SNS 공고를 보고 모여 무급으로 여러 차례 회의에 참석해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다. 작년 처음 공개된 남산3호터널이 갑갑했다는 말이 나오자 이들은 터널 입구에 풍선을 놓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또 터널에서 몇 분간 동작을 멈추는 '스톱 모션' 퍼포먼스도 펼치기로 했다. 미션 서울 기획단 박준형(22)씨는 "한 달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에 모여 회의하고 소품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며 "걷·자 페스티벌을 더 다채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게 임무라 생각한다. 시민들이 마음껏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걷·자 페스티벌 참가 신청을 한 시민들은 가을 정취를 느끼며 서울 한복판을 걷고 자전거로 달린다는 생각에 들뜬 반응을 보였다. 아들·손자와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박종세(76)씨는 "작년에도 이 페스티벌에 참석했는데 손자가 힘들어해 중간에 그만뒀다"며 "손자가 한 번 더 도전하고 싶다고 해 올해도 신청했다"고 말했다. 김범수(29)씨는 아내와 함께 지원했지만 실제로는 세 명이 함께 걷는다. 아내가 임신 15주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적당한 운동은 임신부에게도 좋다고 하더라. 천천히 걸으면 완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 태명이 '콩콩이'인데 아내와 함께 걸으면서 사진을 많이 찍어 나중에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시민들이 사전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낸 만큼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출발 전 광화문광장에서는 치어리더와 함께 몸 풀기 체조가 진행된다. 광화문광장에서 플라자호텔까지 길거리 타악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역사 속 인물처럼 입은 '위인 코스프레'도 펼쳐진다. 남산3호터널은 행사 전인 29일과 30일 야간에 대청소를 하며 시민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행사 당일 남산3호터널 안에선 작년과 같이 DJ 음악에 맞춰 조명쇼가 펼쳐진다. 잠수교에선 100여개의 바람개비와 비눗방울이 시민을 맞는다. 시민 참여 공연단의 힙합 및 댄스 공연도 진행된다. 도착지인 반포한강공원에선 김창완 밴드가 축하 공연을 펼친다. 김창완씨는 '자전거 마니아'로 유명하다. 자전거 무료 정비 센터도 운영된다. 이번 행사에선 페이스북에 자신이 좋아하는 서울 길 사진이나 행사 당일 사진을 올리는 시민을 선발해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펼쳐진다. 서울을 보행 친화 도시로 만들기 위한 캠페인 스티커(차량용)도 배부된다.

이번 행사는 사무국 공식 홈페이지에 사전 신청한 사람들만 참가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반드시 안전모를 써야 참가할 수 있다. 만 18세 미만 참가자는 반드시 보호자와 동반해야 한다. 자세한 안내 사항은 사무국 홈페이지(www.walkseoul.com)에 소개돼 있다.

행사 당일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서울 도심 도로의 차량 통행이 순차적으로 통제된다. 행사 진행 요원, 자원봉사자, 모범 운전자 등 1100여명이 투입돼 안전을 책임진다. 구급차 7대와 의료진도 행사 구간 곳곳에 배치돼 비상 상황에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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