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특정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에서 3년 동안 법인카드로 8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이 국책연구기관들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교육과정평가원은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A 파스타 업체에서 총 8억2253만원(4751건)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스타 값 8억2253만원은 교육과정평가원의 경상운영비의 15%에 달하는 금액으로, 파스타 1인분의 가격을 1만5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3년간 5만4856인분의 파스타를 먹은 셈이다. 또한 교육과정평가원의 총 직원 수와 비교해봐도 3년간 직원 한 명당 203그릇의 파스타를 먹는 비용이다.

특히 교육과정평가원은 A 업체에서 법인카드로 하루 17번에 걸쳐 280만원을 결제하거나, 7번에 걸쳐 315만원을 지출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 교육과정평가원은 같은 기간 동안 B한식집과 C중식집에서도 각각 2억원이 넘는 금액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김상민 의원은 "해당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법인카드 감사가 필요할 것"이라며 "비정상적인 법인카드 사용으로, 카드깡 등의 심각한 문제점도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날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같은 법인카드 사용 실태를 추궁받자 "음식점이 주변에 그곳 밖에 없어 그렇다"고 답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김 의원은 교육과정평가원이 위치한 서울 중구 정동 일대 지도를 제시하며 "평가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음식점이 3곳, 10분 거리에 20곳이 있고 광화문 거리로 나가면 음식점이 셀 수 없이 많은데 말이 되느냐"고 김 원장의 해명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