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체인 '민주주의 공동체(Community of Democracies·CD)'가 지난달 헝가리 정부에 "공동체의 제도와 가치를 따를 것인지를 생각해보라"고 경고했다.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냉전 이후 동유럽 민주주의의 총아(寵兒)로 꼽혔던 헝가리가 민주주의 세계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고 했다.

민주주의 공동체(CD)는 냉전 이후 민주주의를 탄탄히 하고자 만들었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과 브로니슬라프 게레메크 당시 폴란드 외무장관을 주축으로 한국·칠레·체코·인도·말리 등 다양한 지역의 민주국가 7개국이 준비에 참여해 2000년 6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출범했다. '바르샤바 선언'엔 정기적 자유·공정·비밀선거, 복수 정당 허용, 표현의 자유,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등 다양한 민주주의 가치가 명시돼 있다. 당시 전 세계 106개국이 선언에 동의했고, 지난해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는 150개국이 참여했다.

헝가리는 소비에트 연방 탈퇴, 빠른 민주화 등으로 민주주의 공동체의 '우등생'으로 꼽혀 왔다. 2011년에는 운영위원국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빅토르 오르반 현 총리가 개헌, 선거법 개정, 언론 통제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슷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헝가리의 푸틴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