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롄시에 위치한 완다그룹 본사 사옥(가운데).

중국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잃으면서 부동산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와 알리바바 등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급부상에 이어 중국 부동산 기업들도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도 거센 ‘황색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완다그룹(萬達集團)은 얼마 전 현재 300억달러 정도인 매출을 2020년까지 1000억달러 규모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완다의 해외 주택사업을 총괄하는 마이클 퓨어포이는 관련 인터뷰에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완다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큰손’들이 해외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7일에는 ‘세계 정상들의 호텔’로 불리는 미국 뉴욕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 중국 안방보험그룹에 팔렸다. 이 회사가 호텔 구입 대가로 힐튼 호텔 지주사인 힐튼월드와이드홀딩스에게 지불한 금액은 19억5000만 달러(약 2조900억원)로 중국이 해외에서 사들인 빌딩 중 가장 비쌌다.

지난해 5월에는 핑안보험이 런던 금융가의 랜드마크인 로이드보험 본사 건물을 사들인 데 이어 6월에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소호차이나의 최고경영자(CEO)인 장신 회장이 뉴욕 맨해튼 중심부의 50층짜리 GM빌딩 지분 40%를 14억 달러에 매입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푸싱그룹이 60층짜리 원 체이스 맨해튼 빌딩을 7억2500만달러(약 7687억원)에 구입했다.

건물뿐 아니다. 타임매거진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이후 프랑스 남부 보르도 지역의 유명 와이너리 70여개를 사들였다. 이 중에는 나폴레옹이 가장 좋아했다는 ‘주브레 샹베르팅’ 와이너리도 포함돼 있다. 최근 ‘부패와의 전쟁’을 벌이는 시진핑 지도부의 서슬에 위축된 감은 있지만 안전한 자산 피난처를 찾는 중국 거부들의 투자금이 해외로 몰리면서 중국 자본의 미국 내 자산투자는 2000년 5800만달러(약 623억원)에서 2013년 140억달러(약 15조원)로 240배 넘게 늘었다.

하지만 완다는 단순한 기존 부동산 구매에서 벗어나 해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가담하겠다는 구상이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완다는 이미 지난해 런던 남부 복스홀 지역에 주거용 빌딩을 짓기 위한 부지를 매입하면서 해외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총 두 동으로, 440가구가 입주할 주거용 아파트 건물과 호텔로 이뤄질 계획이다.

올해 초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와 호주 골드코스트, 미국 시카고에 각각 부지를 매입하며 해외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최고급 주택가인 비벌리힐스에서도 부지 매입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완다의 이 같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런던의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완다’라는 브랜드가 중국에서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브랜드 만으로도 중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집값 거품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완다그룹은 복스홀 부지 개발 관련 런던 시장과 협상에서 관련 매물을 해외 투자자에게 판매하기에 앞서 런던 시민에게 우선 판매하도록 하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완다의 모든 해외 프로젝트는 주거용 아파트와 고급 호텔이 결합된 것이 특징이다. 아파트에 입주하면 수영장과 스파 등 함께 나란히 지어지는 호텔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덧붙였다. 퓨어포이는 이와 관련해 “주거용 아파트는 단기적인 수익에 적합하지만 호텔은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확보하는데 적합하다”면서 “이러한 해외 사업 모델을 통해 완다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불황을 이겨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