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최근 통신 3사 및 휴대전화 제조회사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통신사·제조사가) 기업 이익만을 위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이용한다면 정부 입장에서 특단의 대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통신사들이 소비자와 유통업체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노력을 보이고 제조사들도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래부 장관과 방통위원장의 발언은 통신사·제조사들이 휴대전화에 대한 보조금을 늘려 소비자들이 더 싸게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라는 압박이다. 이달부터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휴대전화 보조금이 크게 줄어들어 모든 사람이 똑같이 휴대전화를 비싸게 구입해야 하는 데 대한 불만이 들끓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특단의 대책' 운운하며 통신사와 제조사를 압박한 것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문제의 발단은 정부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규제 법안을 만든 데 있다. 애초 정부는 보조금을 규제해야 통신 과소비가 줄어들고 가계(家計)의 통신비 부담도 낮출 수 있다며 단통법 제정을 밀어붙였다. 그래 놓고는 이제 와서 다시 보조금을 올리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정부가 정책 실패의 책임을 기업에 뒤집어씌우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면서 정부는 통신사들의 요금 인하 경쟁을 가로막고 있는 '요금 인가제'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통신사에 대한 핵심 규제 권한을 계속 틀어쥐고 있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휴대전화 요금과 보조금에 시시콜콜 간섭해서는 혼란이 되풀이될 뿐이다. 정부는 규제 강화가 아닌 경쟁 촉진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요금 인가제를 폐지해 통신사들이 요금 인하 경쟁에 나서도록 하고 보조금에 대한 규제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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