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각)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북한이 16일 군사 회담 경위와 내용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이중적인 면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갖고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밀라노에서 폐막한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자유 토론 발언을 통해 "최근 북한은 남북 고위급 대화 개최에 합의했지만 곧이어 서해 NLL(북방한계선)과 휴전선에서 총격전이 일어나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다시금 위협받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지속적 노력과 인내심으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평화통일 기반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로마 바티칸 교황청으로 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지난 8월 교황의 방한(訪韓)에 대한 답방 성격이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관심과 기도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통일된 한국에서 교황님을 다시 뵙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탈리아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로마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있다. 이번 예방은 지난 8월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한 답방(答訪) 차원이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북아 평화와 화해, 그리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같이 기도합시다"라고 답했다.

교황은 또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빈곤 문제 등에 대해 "창조물을 지키는 것이 인간이 할 일"이라며 "하느님은 항상 용서하신다. 인간인 우리는 가끔만 용서한다. 그러나 자연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인류가 음식을 낭비하지만 않으면 모두가 굶지 않고 살 수 있다"며 '절제'를 강조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날 면담은 교황의 일반 알현 장소인 바오로 6세 홀에서 단독 면담의 형태로 30분간 이뤄졌다. 다음 일정으로 박 대통령은 로마의 이탈리아 대통령궁에서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마테오 렌치 총리와 만찬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전날(16일) 아셈 회의장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만나 "북한의 변화를 위해 중국 측의 적극적 협조를 기대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통일을 지지하며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세 번째 뵈니까 '오랜 친구(라오펑유·老朋友)'처럼 느껴진다"고 했고, 리 총리는 "중국의 철학자 노자가 '삼생만물(三生萬物·셋은 만물을 낳는다)'이라 했는데 우리는 이미 세 번 만났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귀국길에 올라 18일 오후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