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8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왔다고 해서 (5·24조치에 대한) 입장을 바꾼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통일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난 4일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실세 3인방이 한국을 방문한 것과 관련, "이번 고위급의 방문 계기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기회로 삼자는 생각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런 입장에서 앞으로의 모멘텀으로 삼아야지 지금까지 견지한 대북정책의 원칙을 재고하자는 것은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일부 여야 의원들은 류 장관에게 5·24조치 해제를 주문했다. 5·24조치란 2010년 5월 천안함 폭침 따라 단행된 것으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을 전면 불허한 대북제재 조치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은 "앞으로 있을 2차 고위급 접촉에서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논의하는 게 우리의 의지를 보이는 출발점이 된다고 본다"며 "우리가 선제적으로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 역시 "천안함 문제는 논의하고 매듭지어야 하지만 박 대통령이 물건을 훔친 문제아를 둔 어머니처럼 통 크게 치고 나가야 한다"며 "'다음에 되풀이하면 호적에서 빼버리겠다'고 말하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게 옳은 길"이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에 대해 "5·24조치를 해제하려면 왜 이 조치가 나왔는지 원인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5·24조치는 천안함 폭침에 따른 징벌적 조치이므로 북한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다만 조치가 내려진 지 4~5년 됐으므로 언제까지 (지속)할지는 남북이 서로 논의해서 극복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들 가운데서도 잇따른 5·24조치 해제 요구에 대해 우려를 보이는 목소리도 나왔다.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은 "북한은 분위기만 띄웠는데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꺼내고 있지 않느냐"며 "어떤 수순을 밟고 어떤 원칙을 갖고 대할지 내부적으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