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 원동연 통전부 제1부부장.

정부는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된 제2차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5·24 제재'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 현안에 대해 '일괄 타결' 방식도 고려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정부는 그동안 '작은 것부터 하나씩 풀어간다'는 입장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2차 접촉 의제는 제한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며 "북한 대표단 방문을 계기로 남북 간 현안에 대해 이전보다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지금 (남북 관계는) 하나하나씩 따져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2차 접촉에서는) 큰 틀에서 여러 문제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가면 좋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4일 방문시 정홍원 총리를 만나 "작은 오솔길을 냈으니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했었다. 전문가들은 북의 '대통로' 언급이 남북 정상회담, 또는 고위급 접촉을 통한 현안의 일괄 타결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북측은 그동안 남북 대화에서 '일괄 타결' 방식을 선호해 왔다. 이 경우 '패키지 딜'을 통해 현안에 대한 주고받기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대가로 금강산 또는 5·24 조치를 푸는 식의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정부는 이번 접촉에서 5·24 조치의 원인이 된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북측의 사과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에 대해서도 서로 만나서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 때도 북측의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으나 결국은 '남과 북은 통행 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한다'는 식으로 합의, 북측의 책임을 간접적으로 묻는 선에서 그쳤다. 정부는 이번 접촉에도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NSC 사무처장을 수석대표로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도 지난번에 이어 원동연 노동당 통전부 제1부부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다 차관급 인사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번 접촉을 계기로 장관급 회담의 정례화도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