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7월까지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 등 5개 주요 은행에서 새로 나간 주택 담보대출 51조8000억원 중 46%만이 주택 구입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나머지 54%는 자영업자 사업 자금이나 생활비로 쓰였다는 것이다. 주택 담보대출금이 주택 구입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비중은 2011년 43%에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정부가 주택 대출 규제를 대폭 풀면서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그러나 주택 대출이 늘면서 음식점·편의점 같은 영세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업자가 급증하거나 부족한 생활비를 대출금으로 충당하는 사람만 많아지면 경기 회복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580만 자영업자의 가구당 부채(負債)는 2010년 7131만원에서 작년 8859만원으로 늘었지만, 월평균 매출은 990만원에서 877만원으로 11% 줄었다. 대출금이 자영업으로 흘러들어도 돈을 벌어 빚을 갚을 능력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말이다. 이는 퇴직자들이 음식·소매업에 몰려들어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살아나려면 은행 대출금이 기업 투자로 직접 연결되거나 부동산 거래에 많이 흘러가야 한다. 갚을 능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은행 빚을 더 안겨주게 되면 1040조원이 넘는 가계 부채만 커져 결국 정책 운영 부담만 키우는 꼴이다. 각 은행이 대출 심사(審査)를 지금보다 강화해 대출금이 투자·소비를 진작할 수 있는 쪽으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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