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우리나라를 전격 방문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정홍원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을 나란히 관람했다.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등 북측 대표단은 폐회식이 시작되기 직전 정 총리 등 우리측 인사와 15분 동안 환담을 갖고 이번 대회의 성과 및 남북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 총리를 비롯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한기범 국가정보원 1차장 등도 회담에 배석했다
 
회담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정 총리는 "(북한이) 금메달 11개, 전부 36개로 7위에 오르는 등 큰 성과를 거두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들이 굉장히 박수를 많이 치고 손바닥이 닳도록 응원했는 데 응원한 보람이 있어서 좋다"고 먼저 북측에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정 총리는 "특히 (북한이) 역도에서 세계 신기록을 4개나 달성해 아시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은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남북이 거둔 수확이 남북 교류·협력에도 이어져서 봇물 터지는 성과가 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정 총리는 또 "남북이 축구에서 남녀 사이좋게 우승을 해서 앞으로 축구로 남북간에 교류를 하게 되면 아주 멋있는 모양이 되고 굉장히 박수를 많이 받게 될 것 같다"며 "황 국장의 방문을 계기로 모두가 박수를 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바란다. 많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북한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남측이) 우리를 잘 돌봐주고 환영해주고 해서 좋은 성적들이 났다"고 화답했다. 이어 황 국장은 "이번에 아시아에서 축구는 완전히 남북이 제패하게 됐다"며 "이 기세로 나가면 세계에서 아마 '패권지기'가 되겠다. 조선 민족이 세계 패권을 향해 앞으로 같이 나가자"고 제안했다.
 
동석한 최룡해 비서는 "아시아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진행된데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우리 공차는 소년(축구선수)들도 만나서 축하해 주려고 급히 왔다"고 말했다.
 
이어진 폐회식에서 황 총정치국장은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바로 왼편에 앉아 눈길을 끌었다. 황 총정치국장은 북한 내부에서 '2인자'로 불리는 실세이며, 김관진 실장은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6월까지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던 김 실장에 대해 남북관계를 파탄시키고 있다며 맹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바로 오른편에 앉은 김양건 비서와 자주 귓속말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및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기립해 예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또 북한 대표단은 폐회식에 북한 선수들이 입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며 자국 선수단을 반겼다. 정홍원 총리도 북한 선수단이 입장하자 일어나 양손을 힘껏 흔들면서 북한 선수단을 환영했다.
 
정 총리와 북한 대표단은 폐회식이 끝난 오후 9시30분쯤 두 번째로 면담했다. 이번엔 북한 대표단 측에서 먼저 "떠나기 전 인사"를 위해 정 총리 등 우리 측 일행을 만나길 원해서 성사됐다. 북한 대표단에 대한 우리 측의 환송 형식으로 진행된 두 번째 면담에서 양측은 7분 가량 다시 한 번 덕담을 건네는 등 인사를 나눴다. 이후 인천공항으로 이동한 북한 대표단은 오후 10시 10분쯤 평양으로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