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화면 캡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중국 국경절 65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과거에 강조해 온 '조·중 친선' 등 표현을 모두 뺀 것으로 확인됐다. 북·중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축전에서 '우리들은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65돌에 즈음해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인민의 이름으로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와 인민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했다. 이전에 항상 사용했던 '조·중 친선'이나 '두 나라 노(老)세대 영도자들'같은 양국의 특수관계를 강조하는 표현은 없었다.

김정은은 작년 국경절 축전에선 '조·중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과 혁명선열들의 고귀한 심혈이 깃들어 있고 역사의 온갖 시련을 이겨낸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며 양국의 혈맹 관계를 부각시켰다. 2012년에 보낸 축전에서는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유훈'이라고 했다.

이는 최근 중국이 북한 정권수립일(9월 9일)에 보낸 축전에서 '조·중 친선'을 상징하는 4대 요소를 제거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 때까지는 축전에 '형제적 조선 인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비서' '전통 계승, 미래 지향, 선린 우호, 협조 강화'(16자 방침) 등 핵심 문구를 반드시 넣었다. 그러나 시 주석 집권 이후인 2013년과 작년 축전에선 이 표현을 뺐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북·중 간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기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