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임용된 법학전문대학(로스쿨) 출신 검사 10명 중 8명이 소위 'SKY대(서울대·연세대·고려대)'의 학부 출신인 반면, SKY대 로스쿨 출신은 전체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일 본지가 법무부로부터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입수한 1~3기 로스쿨 출신 검사 119명의 출신 대학과 로스쿨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로스쿨 검사들의 출신 대학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법무부는 "대학 간 학력 편차에 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출신 대학을 공개하지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 출신 검사는 31명, 연세대(16명)와 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이상 각 10명)가 검사를 두 자릿수 배출했다. 〈그래픽 참조

전국 25곳 로스쿨 중 1명 이상 검사를 배출한 로스쿨은 20곳이다. 지역별로 서울 지역 로스쿨이 압도적이었다. 서울의 로스쿨 11곳이 검사를 95명 배출해 전체 80%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지역 중에서는 충남대가 6명, 부산대가 5명 순으로 서울 지역 로스쿨 못지않게 검사를 많이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신 학부를 보면 SKY대 출신이 두드러진다. 서울대 출신 검사가 51명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연세대·고려대를 포함하면 로스쿨 출신 검사 전체의 77%였다. 이는 같은 기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된 365명 중 SKY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인 64%(235명)보다 13%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상위 6개 대학 학부 출신들이 88%를 싹쓸이하면서 1명이라도 검사를 배출한 대학은 16곳에 불과했다.

이는 검사 임용에 로스쿨보다 출신 학부가 강세를 보였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또 학부의 우수 인력이 여러 로스쿨로 흩어지고, 교육과정 등 로스쿨 간 수준 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은 학부 출신 검사가 로스쿨 출신보다 많지만 나머지 대부분 대학은 그 반대였다. 검사를 1명 이상 배출한 로스쿨 20곳 중 해당 학부 출신이 한 명도 없는 대학이 7곳이었다. 한양대는 학부 출신 검사는 없지만 해당 로스쿨을 나온 검사는 지난 3년간 10명이었다.

실제 로스쿨 1기 출신 검사 47명을 전수조사해 본 결과 SKY대 학부를 졸업하고 부산대, 충남대, 강원대, 전북대 등 비수도권 로스쿨로 진학한 경우가 9명(19%)이었다. 서울대를 졸업한 A검사는 충남대 로스쿨을 나왔고, 연세대를 졸업한 B검사는 강원대 로스쿨을 나온 뒤 검사가 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개할 순 없지만 나름대로 절차를 통해 서류 평가를 하고, 이후엔 엄격한 4단계 역량평가와 인성검사, 실무기록 평가를 거친다"며 "이 과정에서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경력(經歷)법관제를 시행하면서 3년 이상 법조 경력자 중에서 법관을 선발하는데, 2012년 로스쿨을 졸업한 1기 출신이 내년부터 법관 임용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아직 로스쿨 출신 법관은 한 명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