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총연출을 맡은 장진(오른쪽) 감독과 총감독인 임권택 감독.

"모든 캐스팅(섭외) 과정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 "카메라 리허설을 한 번밖에 하지 못했다" "언론은 구미에 당기는 것만 쓴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 총감독인 임권택 감독과 총연출자인 장진 감독은 30일 열린 폐막식 관련 기자회견에서 '개막식 논란'을 해명하고 반박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썼다.

장 감독은 체육인이 아니고, 인천과 연고도 없는 배우 이영애씨가 성화 최종 주자로 선정된 점에 대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모든 것에 관여하거나 주도할 수 있지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대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결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도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씨는 조직위가 섭외했다고 돌려 말한 것이다.

당초 이씨는 함께 점화를 하는 스포츠 꿈나무 두 명을 보호하고 응원하는 보조 역할이었다고 한다. 장 감독은 "돋보이게 해주고 싶었던 아이 두 명이 부가적인 인물로 그려져 안타깝다"면서 "개막식 전에 카메라 리허설을 한 번밖에 못해 정교한 앵글을 잡는 게 힘들었다. 연출과 카메라의 의사소통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개막식 프로그램이 한류 스타의 공연을 보는 듯했다'는 지적엔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문화 공연에 인천시민 1500여명과 소프라노 조수미씨 등 많은 분이 함께했다"면서 "연예인은 딱 두 명이었는데 '한류 도배' 운운하는 기사들을 보면서 언론이 '클릭 수 늘릴 수 있는 것만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화 공연에 참여한 연예인은 배우 장동건, 김수현 두 명이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 엑소·JYJ, 배우 현빈, 가수 싸이 등 많은 한류 스타가 맞이 행사와 축하 공연 등 개막식 전 프로그램에 걸쳐 대거 등장했다.

임권택 감독은 "여러 사람에게 개막식이 '체육대회가 아니고 영화제 아니냐'는 꾸중을 들었다"면서 "우리가 원했던 내용을 화면에 담지 못해 불편한 느낌을 드린 데 대해 아쉬워하고 있고, 많이 부족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대회 폐막식은 4일 오후 6시부터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아시아는 이제 인천을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그룹 빅뱅이 폐막 축하 공연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