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와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가 29일 오후 만나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재개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30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오늘 협의 결과에 따라 다섯 달 넘게 끌어온 세월호 정국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여야와 유가족 측은 이날 여당이 특별검사 후보를 추천할 때 야당과 유가족 측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고 한다. 야당과 유가족 측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기존 주장은 사실상 거둬들였다. 3자가 이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여당 측에서 야당 원내대표와 유가족 대표의 협상 권한에 의문을 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두 사람에게 "협상 전권을 확실히 받아오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요구는 당연한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지난달 7일과 19일 두 차례 만들었던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이 야당 강경파와 유가족 측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여야가 합의했던 세월호특별법의 핵심 내용은 진상조사위 구성에 야당과 유가족 측 비중을 늘리고, 여당이 사실상 야당과 유가족 측의 동의를 얻어 특별검사 후보를 추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야당 강경파와 유가족 측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며 반대해 결국 합의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다. 야당이 수사권·기소권 문제에서 유가족 측에 끌려 다니지 않고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40여일 전에 이미 협상은 끝나고 국회도 진작에 정상 가동됐을 것이다.
유가족 측은 대책위 대표와 야당 원내대표에게 협상 권한을 확실히 보장해주고 30일 협상 결과가 나오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더 이상 명분도 실리도 없는 안팎 강경 투쟁론에 휘둘리지 말고 국민이 자신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직시해야 한다. 만약 이번에도 유가족 측이 여야 합의에 제동만 건다면 가뜩이나 세월호 정국의 장기화, 가족대책위 전(前) 집행부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 일반인 유가족 단체와의 반목(反目) 등으로 돌아앉기 시작한 국민 마음이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30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참석 여부 결정을 3자 협상 뒤로 미뤘다. 야당은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30일부터는 무조건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 야당은 지난 26일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이번 주에는 국회에 등원하겠다고 약속하고 본회의를 연기시켰다. 야당은 그 약속을 지킬 정치적 의무가 있다. 다른 것을 다 떠나 야당이 지난 5개월 세월호특별법 하나만 외치며 민생과 국회를 외면하는 바람에 수많은 민생 법안들이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 130석의 제1 야당이 국민이 준 권리이자 의무인 입법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오늘 국회 등원(登院)마저 거부할 경우 국민이 야당 의원들의 사퇴는 물론 야당의 해체까지 요구하고 나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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