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2시간 3분의 벽이 깨졌다.
데니스 키메토(30·케냐)는 28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BMW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42.195㎞ 코스를 2시간 2분 57초에 달리며 세계 기록을 작성했다.
키메토는 1년 전(9월 29일) 같은 대회에서 케냐의 윌슨 킵상 키프로티치(32)가 세웠던 2시간 3분 23초 기록을 26초 앞당겼다. 키메토에 이어 2위로 레이스를 마친 에마뉴엘 무타이도 2시간 3분 13초로 종전 세계기록을 넘어섰다. 키메토는 "처음 출발선에 섰을 때, 그리고 결승선에 다가서면서 '신기록을 세울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라톤 세계신기록은 6년째 2시간 3분대에 머물러 있었다. 에티오피아를 대표하는 '철각'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41)가 2008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3분 59초로 결승선을 통과한 이후 벽을 돌파하지 못했다. 마라톤 강국 케냐와 에티오피아에서 "훈련 때 2시간 2분대를 돌파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공식 대회에서 2시간 2분대 기록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메토의 신기록 수립으로 마라톤의 인간 한계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립대 연구팀에 따르면 지구력, 근력, 스피드 등 최고의 신체 조건을 갖춘 선수가 날씨, 코스, 러닝화 등 완벽한 외부 조건하에 달릴 경우 1시간 57분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1시간대에 진입하려면 100m당 16초63초의 속도로 풀코스를 질주해야 한다.
베를린 대회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의 없는 평탄한 코스에서 열리는 데다 섭씨 15도 안팎의 서늘한 날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마라톤 신기록의 산실'로 불린다. 역대 세계 1~6위 기록이 모두 베를린 대회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