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위원장은 23일 본지 인터뷰에서 "공무원연금은 박봉(薄俸)의 공무원들이 노후를 대비하라는 제도"라며 "연금제도만 믿고 각종 수해(水害)·산불이나 구제역 등 때 목숨 걸고 일했는데, 박근혜 정부가 공무원과 국가 사이의 약속을 깨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국민연금 가입자는 매달 평균 8만원을 납부하지만 공무원은 평균 25만원으로 3배 이상 납부한다"면서 "향후 납부액을 7%에서 10%로 올리면 평균 35만원을 내야 하는데, 받는 돈은 34% 깎자고 하니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말했다.

예를 들어 9급으로 들어간 공무원이 30년 일하고 퇴직하면 평균 월 190만원 정도 받는데, 34% 깎이면 125만원 정도밖에 못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국민연금보다 훨씬 불리한 안으로 공적연금이라기보다는 적금에 가깝다. 원리금만 받아가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은 18년 근무한 공무원 퇴직금이 1억4000만원, 40년 근무하면 3억원 정도 되는데, 24년 근무한 우리나라 공무원은 4200만원 정도"라면서 "퇴직금도 적은데 연금마저 줄이면 이것만 바라보고 산 공무원들은 다 나가 죽으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정부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적자라는 큰 암 덩어리를 두고 공무원연금만 깎는 것은 암이 있는데 빨간약만 바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공무원 퇴직자는 느는 데다 100세 시대에 연금 수령 퇴직자 수명은 길어지니 연금 재정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며 "당·정·청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연금·기초연금 개혁이란 큰 그림을 그린 뒤에 공무원연금을 손봐야 하고, 그럴 경우 공무원도 손해를 감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명목소득 대체율은 40%, 실질소득 대체율은 20% 수준으로 세계은행(World Bank)이 제시한 50%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라며 "국민연금의 소득 대체율을 올리되 공무원연금도 국민연금 수준으로 맞춰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노는 오는 11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100만 공무원 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22일 공무원연금 토론회가 무산된 것처럼 노조 집행부가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공무원들의 분노가 크다"면서 "정부는 하루빨리 이 사안을 놓고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