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전남 무안군 한 시골 마을에서 김모(39)씨가 A(여·62)씨 집에 무단 침입했다. 김씨는 잠을 자던 A씨를 마구 때리고 옷을 벗겨 성추행했다. 가해자는 이웃이었다. 자식이 출가하고 남편이 없는 A씨는 전치 4주 부상을 입었다.

전남 신안군 한 섬에서 박모(47)씨는 독거노인 B(여·76)씨를 "아짐(아주머니) 아짐" 하며 따랐다. 집안일을 돕고 B씨 남편 산소 벌초도 해줬다. 그러던 박씨가 지난 3월 B씨 집을 찾아가 B씨를 넘어뜨리고 성추행했다. 지난 7월 충북 음성에서도 80대 할머니가 이웃집 40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농어촌 독거 여성 노인이 성범죄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고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독거노인 성범죄 피해가 날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성범죄 피해는 젊은 여성에게만 국한된 게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런 범죄의 가해자는 대부분 같은 동네 사람이다. 피해자들은 부끄러워 자녀는 물론 이웃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고령이라 법적 도움을 받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검찰은 "피해 사실을 가슴에 묻고 사망하는 노인이 부지기수일 것"이라 했다.

이 문제는 살인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 2월 경남 고성 한 마을에선 세 들어 살던 65세 남성이 집주인인 77세 할머니를 성폭행하려다 저항하자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다.

여성 노인이 성범죄에 쉽게 노출되는 것은 "홀로 살고 있어 지켜줄 보호자가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상황이 심각하자 대책을 찾고 있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성범죄 피해를 입고도 할머니들은 신고를 기피한다. 일반 성범죄 신고율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치안 강화와 피해자 지원 시스템을 지자체 및 민간 전문 기관과 함께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