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병원 환자가 물건을 훔쳤다는 이유로 다른 환자들 앞에서 해당 환자를 체벌하는 행위는 환자의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 판단했다고 2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정신지체장애 2급인 김모(29)씨는 지난 2월 다른 환자의 물건을 훔쳤다는 이유로 A병원 김모 간호사에 의해 다른 환자들이 보는 텔레비전 앞에서 손을 들고 서 있는 등 체벌을 받았다.

인권위 조사 결과 김씨는 평소 다른 환자의 생필품을 훔치는 등 도벽증세가 있었고 이때마다 김 간호사는 김씨에게 구두로 경고를 하거나 30분간 손을 들고 서 있도록 했다. 그러나 김씨의 도벽증세와 관련해 치료행위 등 별도의 진료기록은 없었다.

인권위는 "세계인권선언 제3조에는 '모든 사람은 생명권과 신체의 자유·안전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유엔 정신장애인 보호 및 정신보건의료 향상을 위한 협약 원칙에도 '모든 환자들은 적절치 못한 의료, 다른 환자나 직원, 기타 다른 사람들로부터 학대 혹은 정신적 불안이나 신체적 불편을 야기하는 행동을 포함하는 위해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신보건법에 의하면 정신의료기관 등의 장은 정신질환자에게 필요한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행동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지만 이는 의료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김씨에 대한 간호사의 체벌행위는 정신질환자의 치료를 위한 의료행위로 볼 수 없다"며 "해당 병원은 정신질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정신의료기관이기 때문에 환자의 도벽 증세는 전문의 상담 등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해당 병원장에게 김 간호사를 경고조치할 것, 소속 직원들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 등을 권고했다.

또 경상남도 A시장에게도 관내 정신보건시설에서 환자를 체벌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지도 및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