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경북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매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한전이 주민들에게 준 돈 봉투 중 일부가 송전탑 건설 시공업체들로부터 나온 정황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22일 보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전이 주민들에게 돈 봉투로 건넨 1700만원의 출처 중 일부가 송전탑 시공업체들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이날 경향신문에 밝혔다. 경찰은 지난 16일 시공업체 두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는 시공업체에서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은 발주업체인 한전과 갑을관계에 있는 시공업체 A사와 B사가 1700만원을 제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해당 자금이 시공업체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 돈을 준 정황에 따라 뇌물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입찰 수주 시점이나 시공 과정상 한전이 편의를 제공하는 등 돈의 대가성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한전 대구경북건설지사 이모 전 지사장과 직원들은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을 통해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들에게 1700만원을 전달했다. 이 전 지사장은 "아내와 내 개인 계좌에서 1100만원을, 나머지 600만원은 직원들이 100만~150만원씩 모아서 마련한 돈"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은 진술이 사실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한전 직원들은 돈의 출처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한전 직원은 "주민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치료비 얘기가 나와 사회봉사기금으로 처리하기로 하고 우선 직원 개인 돈을 건넨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회봉사기금은 법인 신용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