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평당원 연설회 '그저, 듣겠습니다!'에서 당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우상호, 이목희, 배재정, 김기식, 박홍근 의원. 2014.9.14

"며칠 전 외부인사의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놓고 논란이 많았다. 정체성이 달라 안 된다, 혈액형이 달라 안 된다, 박근혜정권 창출 일등공신이라 안 된다…박근혜정권 창출 일등공신이라고? 그게 우리(새정치민주연합)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새정치민주연합의 한 평당원)

새정치연합 소속 초·재선 강경파 의원 모임 '더 좋은 미래'와 '다준다정치연구소'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한 평당원 연설회에서 당원들의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연설회는 새정치연합의 위기 상황 진단과 해법 모색을 평당원으로부터 경청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한 당원은 최근 불거진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논란과 관련 "찬반 여부를 떠나 (안 된다는)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며 "우리 당은 정체성이 없다. 130명 의원이 다 다른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왜 그에 대해 이야기하자 말하는 의원들은 없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새정치연합이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지역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주동식 당원은 "호남 사람들에게 '표 셔틀'을 시키는 게 아닌가"라며 "호남 지지표를 무시, 모욕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으면 호남 유권자들이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전신)을 향해 '느그들 대통령은 못 만들어 줘도 국회의원 못하게 만들 수는 있다. 이 싸가지 없는 것들아'라고 말할 수 있다. 대오각성하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얼마 전 새누리당 소속 호남 지역구 의원 1호인 이정현 의원이 호남의 인사차별을 시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며 "민주당 의원 중 이런 발언조차 하는 분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인 박홍찬 당원은 "새누리당은 선거 전 비대위를 꾸리고 표 달라, 살려달라 한다. 우리는 망한 뒤 비대위를 꾸리고 싸우기 바쁘다"며 "새누리당이 정당을 운영하는 방식은 다르게 보고 장점이 있으면 배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계파 갈등과 관련해 당내 갈등중재기구를 설립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 강남을에서 활동해온 박준석 당원은 "당의 계파 갈등이 일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여파가 있다"며 "합리적 시각으로 양보할 것은 양보해 갈등을 최소화해야지 분란만 일으켜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내 분쟁조정위를 신설해 상대적으로 계파 성향이 거의 없는 청년당원과 정치에서 물러난 당내 원로로 조직을 구성해달라"며 "이를 통해 합리적 방향으로 갈등을 중재할 수 있고 계파가 허물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우상호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앞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당 혁신에 나설 계획"이라며 "당원을 주인으로 모셔 아래로부터 이런 목소리가 관철될 수 있는 당 개혁 운동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식 우상호 홍종학 진성준 박홍근 배재정 유인태 남윤인순 유은혜 의원 등을 비롯해 당원 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