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행정부가 내년부터 2~3년에 걸쳐 주민세·자동차세·지역자원시설세를 2배 정도 올리는 지방세제 개편안을 내놨다. 지자체별로 주민당 2000~1만원인 주민세는 1만~2만원으로 평균 2배 이상 오른다. 15인승 이하 서민 생계형 승합차를 제외한 자동차세는 2017년까지 100%, 발전용수와 지하수 등에 부과하는 지역자원시설세는 50~100% 인상된다. 안행부는 현재 23% 수준인 지방세 감면율을 점차 국세(14.3%) 수준으로 낮춰 지방세수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지방세 인상은 전적으로 복지 재원(財源)을 마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2008년 이후 신설·확대된 기초노령연금·양육수당·장애인연금·영유아보육료·기초생활보장 등 5개 주요 복지 사업과 관련한 지자체 부담만 해도 2008년 8000억원에서 2013년 6조7000억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반면 이 기간 중 지방세 징수액은 45조5000억원에서 53조8000억원으로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복지 부담에 상당수 지자체가 재정 파탄 위기에 몰려 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이 최근 "국비(國費) 추가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복지 디폴트(지급 불능)를 선언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정부 역시 세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자체에 대한 보조금을 늘려줄 여력이 없다. 그래서 주민세와 자동차세가 1992년 이후 20년 넘게 변하지 않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핑계로 이번에 지방세 인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엊그제 정부가 발표한 담뱃값 인상 방안도 마찬가지다.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지만 동시에 세금을 더 걷는 정책이기도 하다. 정부와 정치권이 세금 부담을 늘리지 않고 '공짜 복지'를 해줄 것처럼 생색을 내며 인심을 쓰더니 이제 와서 슬그머니 세금 청구서를 들이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찔끔, 저기서 찔끔 하는 식의 '꼼수' 증세로는 복지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 담뱃값 인상을 포함해도 내년 지방세 세수는 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 반면 기초연금 지급에 따른 지자체 추가 부담만 내년에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복지 확대의 속도를 조절하든 아니면 정식으로 증세 방안을 내놓고 국민을 설득하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사설] 野黨에 대한 마지막 기대는 흔들리지 않게 해야
[사설] 법정 소란이나 다를 게 없는 어느 판사의 막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