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가 지난 9일 9시 9분에 내각 출범 후 첫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9월 9일 9시 9분.

지난 5월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프라윳 찬오차 태국 신임 총리가 9일 내각 출범을 알리는 첫 회의를 열었다. 회의 시작 시각도 정확히 오전 9시 9분. 이에 앞서 아둔 사엥싱깨우 사회발전안전부 장관이 8시 '19분', 던 쁘라뭇위나이 외교부 차관은 8시 '29분'에 각각 도착했다. 국가대사가 '9'란 숫자를 중심으로 짠 각본처럼 진행됐다.

태국에서 숫자 9는 길(吉)함을 뜻한다. 태국은 국민의 95%가 불자(佛子)다. 9는 불교에서 높은 영(靈)적 힘을 상징하고, 완성·성취를 의미한다. 또 숫자 9의 태국어 발음이 '까오(Gaow)'인데, '발전'을 뜻하는 '까오나(Gaow-Nah)'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태국처럼 불교 문화권인 미얀마에서도 9는 행운을 뜻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8'이 행운의 숫자다. 중국어로 '바(ba)'로 발음되는 8이 '파차이(發財·돈을 벌다)'의 '파(發·pa)' 발음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8월 8일 오후 8시 8분에 막을 올리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8의 한자 '八'의 모양이 점점 넓어지는 길과 비슷하다고 해 '좋은 시절이나 일이 온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럽·미국 등 서방에서 숫자 '7'이 행운의 숫자로 인식된 데는 기독교적 배경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이 세상을 만든 기간(7일), 노아의 방주가 육지에 닿기까지의 기간(7개월) 등 성경의 곳곳에서 숫자 7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