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을 엄격히 제한하는 가운데 이명박 정권에서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지낸 인사가 낸 대기업 재취업 신청이 불허됐다.

10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8월 결정한 취업 심사 결과를 보면 윤리위는 취업 심사를 요청한 퇴직 공직자 23명 가운데 추가 조사를 위해 심사가 보류된 4명을 제외하고 19명을 심사해 퇴직 전 직무와 취업 예정 기업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된 9명의 취업을 제한했다.

정부가 취업을 제한한 인사 가운데는 임성빈 전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도 포함됐다. 임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8월부터 작년 2월까지 청와대 기후환경비서관을 지냈다. 그는 코오롱 전무로 취업하겠다고 허가 신청을 냈지만 정부는 직무에 관련성이 있다며 제한했다.

청와대 출신인 임 전 비서관의 취업 제한은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청와대 출신 고위직은 제도와 정책에 영향력은 크지만 계약이나 인허가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직무 관련성 잣대를 모두 피해갔다. 이 때문에 청와대 출신이면 100% 재취업한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청와대 등 권력기관에 대해 직무 관련성을 더 넓게 인정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정부 관계자는 "계약과 인허가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해도 해당 기업의 사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원회 활동 등을 한 행적이 있다면 직무 관련성을 인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리위는 이날 심사에서 윤종오 전 울산 북구청장 등 선출직 5명과 박석환 전 주영 대사의 재취업도 불허했다. 박 전 대사는 한국가스연맹 사무총장으로 가려 했지만, 윤리위는 박 전 대사가 맡았던 외교부 1차관 업무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